온몸이 꽁꽁 얼어붙는 이 계절에 차가워진 마음을 훈훈하게 덮혀줄 공연이 열린다. 중증장애인들과 뜻 있는 연극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역전만루홈런'이다.
이번 공연은 장애인문화접근성과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해 2008년 2월 16일 노들장애인야간학교에서 만든 장애인극단 '판'의 세 번째 정기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장애인극단 '판'이 지난 5월부터 모임을 꾸리고, 대본을 만들고, 각각의 인물을 고민하면서 장애인의 삶과 일상이야기를 풀어낸 공동창작작업.
특히 이번 공연은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장애인의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어 더욱 진한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공연 준비가 쉽지만은 않았다. 첫 공동창작 작업인데다 경험이 많지 않아 진행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그러나 마음이 있으면 뜻이 통하듯, 창작의 본질을 이해하고, 내면의 힘을 키우고, 연극을 통해 세상과 관계맺기에 열정을 쏟으면서 최선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역전만루홈런는 몸도 마음도 제각각, 살아온 삶의 궤적도 제각각인 세 사람이 자립 홈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세 사람의 이름은 노공주, 이해심, 이강.
노공주는 가부장적인 부모 밑에서 30년을 넘게 살았지만 보살핌을 받는 것에 익숙한 너무나 이기적이다. 이해심은 아내로 엄마로 5년이란 짧은 시간을 보낸 뒤 죄책감과 자괴감으로 15년을 살았다. 이강은 11살 때 부모가 이혼, 장애인 시설에 보내지고 가족과 헤어진 지 10년이 넘었으나 씩씩하다.
팍팍한 세상에 중증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이들은 말한다. 진정한 '역전만루홈런'은 연대하고 소통하는 '가족'의 탄생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