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조국 염원 담은 감동의 ‘떼창’, 통일음악회 나비날다

첫 번째 노래가 연주되면서부터 눈 언저리에 눈물이 핑돌았다. 노래는 아리랑을 관현악풍으로 편곡한 북한 노래 ‘아리랑환상곡’이었다. 이 곡은 마음 속에 통일에 대한 열망이 가득 차 오르게 만들었다. 민족의 중흥은 반드시 남북통일이 선행돼야 가능할 것이다.

해방이 되면 우리끼리 잘살 줄 알았다는 어르신들의 얘기가 문득 떠올랐다. 이렇게 서로 치고받고 싸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들 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식민지를 거치면서 숱한 수난을 겪었다. 그 고난을 이겨 내고 해방이 됐지만 곧이어 삼천리 금수강산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서로 오갈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 60년이다.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들끼리 언젠가는 서로 부등켜안고 아리랑을 부를 날이 올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마련된 <모두를 위한 통일음악회> 2015 우리의소원 천만의합창 ‘나비날다’가 15일 오후 6시 30분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통일조국에 대한 염원이 노래 우리의 소원 ‘떼창’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떼창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지휘는 평양음악대학에서 유학한 재일동포 출신의 박태영 수원대 교수가 맡았다.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믿음직한 음정과 정확한 박자로 음악회 전체 연주를 맡아 음악의 품격을 높였다.

통일음악회에는 북한작품 4곡이 선보였다. 관현악곡인 ‘아리랑환상곡’,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지새지 말아다오 평양의 밤아’와 피아노협주곡 ‘조선은 하나다’다.

역시 남북은 하나의 민족이었다. 귀에 익은 선율과 박진감 넘치는 구성, 감미롭거나 세차게 밀어붙이는 기상은 민족 별리의 아픔을 담아 내면서 연주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남북이 이날 공연과 같은 문화적 산물들을 계속해서 서로 교류하게 된다면 통일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바람이었겠다.

모두를 위한 통일 음악회 선전물
모두를 위한 통일 음악회 선전물ⓒ민중의소리

‘아리랑환상곡’은 최성환 작곡가의 관현악곡으로 강약 조절과 극적인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민요의 음조에 휘모리 장단을 접목한 곡으로 들으면 들을수록 흥겨움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작곡가 김영규가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소개했다.
‘지새지 말아다오 평양의 밤아’는 짧고 쉬운 구성으로 따라 부르기 쉬운 북한의 대중가요다. 편곡은 작곡가 김정균이 맡았다.
‘조선은 하나다’는 행진곡 풍의 선율로 통일조국에 대한 의지를 강렬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작곡가 윤충남이 피아노 협주곡으로 재창작해 선보였다.

이번 통일음악회에는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편곡한 관현악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초연돼 가슴이 터질 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휘몰아치는 음악적 감성, 통일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하나로 어울린 무대였다.

아리수합창단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통일아리랑도 흥분의 무대를 연출했다. 통일아리랑은 하정열 박사가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에 모두가 손잡고 통일의 주인이 되자는 마음을 가사로 입힌 곡이다.

이밖에도 고혹적인 선율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천만의합창국민위원회에서 주최한 공모전 수상작 2곡, 아름다운 분위기가 매혹적인 에딘셀의 ‘바르샤바 협주곡’ 등이 연주됐다.

한편 일본에서도 무용수 최승희가 1949년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만든 작품 '풍랑을 뚫고'를 비롯해 보살춤, 아쟁 연주 등으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통일음악회>가 국평사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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