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부조리와 폭력에 얽눌린 갖가지 상처들을 강렬한 색채로 그려낸 이동환 작가의 '三界火宅(삼계화택)'전이 오는 24일까지 갤러리울에서 열린다.
삼계화택은 불교용어로, 삼계의 번뇌는 불타는 집 속과 같다는 뜻이다.
이동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끔찍한 화마에 휩싸여 폐허가 되는 집을 강렬한 색채로 형상화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불 속에서 실톳같이 뒤엉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다시 말하면 돈과 향락에 자기 자신을 상실하는 현대인들을 반추하는 그림이라 할 수 있겠다.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불타는 그림들은 작가의 현실인식을 그린 것일까, 아님 욕망이며 비전을 그린 것일까"라고 되뇌이면서 "애틋했던 곰 인형을 불태오고 화목했을 집을 불 지르는 작가의 행위에는 화전민의 절실함이며 예술혼이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환 작가는 1995년 <흙가슴>전부터 2015년 <삼계화택>전까지 8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는 동안, 누렇게 곪은 시대의 상처와 인간사의 애증 등을 파내고 어루만지며 지혈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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