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들을 변호했던 권영국 변호사가 당시 철거민 진압를 지시했던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경북 경주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권 변호사는 21일 오후 용산참사가 벌어졌던 서울 용산구 남일당 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 살인진압 주범 김석기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잡으러 경주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09년 1월 10일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농성하던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진 ‘용산참사’ 당시 진압 지휘 책임자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 전 청장은 그해 2월 10일 서울경찰청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권 변호사는 당시 용산참사 철거민 진상조사단 조사팀장과 구속 철거민 변호인단 등을 맡았다.
권 변호사는 출마 선언문에서 “박근혜 정권은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경북 지역의 경주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 살인진압의 책임자인 김 전 청장이 경주에서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살인진압의 책임자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려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수치이자 경주시민을 ‘불가역적으로’ 모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청장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두 번이나 공직에서 중도 사직하고 한국공항공사 사장 재임기간 중 2년 연속 비밀리에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국민과 경주시민을 대놓고 무시하는 이 불의한 현실에 침묵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TK(대구경북) 심장부인 경주에서의 출마를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1985년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경주 안강에 위치한 ‘풍산 금속’에 취업해 4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한 바 있다. 이후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8년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노동위원장을 역임했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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