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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이진성 재판관 “박근혜, 세월호 7시간 대응 불성실...대통령 의무 위반”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에서 탄핵을 인용하고 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에서 탄핵을 인용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헌법재판소가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결정한 가운데, 소추 사유 중 하나인 세월호 사고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헌법상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렸다.

재판관들은 다수의견으로 세월호 사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성실한 직무 수행 의무 위반 여부를 소추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본 반면,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박 전 대통령이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헌재는 “피청구인은 헌법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무 수행 의무와 같은 추상적 의무 규정의 위반을 이유로 탄핵 소추를 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다”며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 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한 직무 수행 의무는 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이 될 수 없다”며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 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성실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어”

반면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내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교적 전향적인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두 재판관은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대통령에게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가 구체적으로 부여되는 경우, 그 의무 위반은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탄핵사유를 구성한다”며 “대통령도 헌법 제69조의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 의무에 위반한 경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들은 “국가 위기 상황의 경우 대통령은 즉각적인 의사 소통과 신속한 업무수행을 위해 청와대 상황실에 위치해야 함에도 피청구인은 사고의 심각성 인식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원론적인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청구인은 오전 10시 15분과 22분경 국가안보실장에게, 30분경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주장하나 최초 지시 내용은 매우 당연하고 원론적인 내용”이라며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관심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구체성 없는 지시를 한 것이며, 결국 위기에 처한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심도 있는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상황을 지휘하는 것은 국정 최고 책임자가 재난 상황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구조 작업자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피해자나 가족들에게 구조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위로를 받고 재난을 딛고 일어설 힘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피청구인은 그날 저녁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도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며 “그 결과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그 심각성을 아주 늦게 알았고 이를 안 뒤에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급박한 위험이 초래된 국가 위기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그에 대한 피청구인의 대응은 지나치게 불성실했다”며 “피청구인은 헌법 제69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부여된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청구인은 성실 의무를 위반했으나 당시 상황에 적용되는 행위 의무를 규정한 구체적 법률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사유만 갖고는 임기를 박탈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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