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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만강 철교 건너...바람은 가두지 말아라, 가수 이지상 사진전
초소에 총도 병사도 없는 국경 저 철길위로 평화를 실어 나를 수 있을까
초소에 총도 병사도 없는 국경 저 철길위로 평화를 실어 나를 수 있을까ⓒ이지상

이 사람을 '다재다능'하다고 얘기하고 싶진 않다. 대신 무척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 재주가 없는 것을 탄식하며 세상을 원망한다. 스스로 꾸준하게 노력해서 성과를 하나하나 일궈가거나, 스스로 부족함을 뉘우치면서 앞길을 다져 나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 사람은 현명하다.

어쩌면 '건실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더 객관적인 평일지 모르겠다. 오랜 시간 그를 알았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것이다.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 이를 테면 전대협노래단, 조국과청춘, 노래마을, 에다가와 조선학교, 희망래일....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의 삶이 오롯이 모두 증거인 것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5개의 음반을 냈던 가수 이지상이 이번에는 사진전을 연다. 앞서 발표한 2권의 책에서 그 싹을 미리 짐작했지만, 이다지도 감개가 무량한 건 무슨 이유일까.

아마도 올해가 6월항쟁 30주년이라서 그럴 테다. 누구 못지않게 팔뚝질을 열심히 해대던 그의 삶을 되돌아보니 감정이입이 저절로 된다. 새하얀 원고지에 꾹꾹 눌러 쓴 손편지를 받아 보는 느낌이다.

이지상 사진전에는 두만강 철교와 핫산을 지나 모스크바로 가는 여정이 이미지로 소개된다. 전시에서는 반도에서 대륙으로 가는 길을 기행하면서 스스로 고찰하고 반추했던 삶과 평화의 의미, 통일에 대한 그의 염원도 확인할 수 있어 기대된다.

이번 사진전이 더욱 설렌 이유는 분단조국이라는 현실이 크다. 통일은 아니더라도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면 그의 작품은 더욱 풍성했으리라.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을 지나 광활한 시베리아로 나갈 수 있었더라면.

이지상은 "남도의 작은 마을이 대륙으로 가는 출발점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땅끝마을에서부터 경의선을 거쳐 만주로 가든지, 초량에서 동해선을 타고 청진 함흥을 거쳐 연해주로 가든지, 대륙은 우리 수천 년 역사의 증거였고, 삶이었고, 또한 현재이고 미래임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철도를 통해 분단을 극복하고 대륙을 꿈꾸는 발걸음은 소중하다"고 밝혔다.

다르다 여기며 분단을 살았다 그러나 거대한 절벽 앞에서면 하늘빛과 물빛이 닮았다
다르다 여기며 분단을 살았다 그러나 거대한 절벽 앞에서면 하늘빛과 물빛이 닮았다ⓒ이지상

노래와 사진, 소망이 만나는 공간으로

작곡도 하고, 사진도 찍고, 글도 쓰는 가수 이지상의 사진전 '바람은 가두지 말아라 - 서울 속의 바이칼'전이 오는 27일부터 갤러리명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작품 50점이 총 4개의 테마로 나뉘어 소개된다. '넘치면 덜어내고 모자라면 채워주고(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총 17점, 바람은 가두지 말아라(자작나무숲)에서 8점, 누구나 꽃(시베리아의 사람들)에서 9점, 빈틈없는 동행(바이칼)에서 16점이다.

2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오프닝 행사에서는 이지상이 1시간 콘서트를 마련한다.

자세한 사항은 희망래일 홈페이지(www.railhope.com)나 전화 02-323-5778로 문의하면 된다.

이지상은?

작곡가이자 가수. 80년대부터 대학 노래패에서 활동했다. 전대협 노래단, 조국과 청춘, 노래마을을 거쳐 현재 5개의 음반과 2권의 책을 발간했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집행위원장,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몽당연필의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며, 현재 성공회대 외래교수. 은평시민신문 협동조합 이사장, (사)희망래일 상임이사, 인권연대 운영위원, 시노래운동 ‘나팔꽃’ 동인, 인권연대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 오늘을 통해 팟캐스트 ‘이지상의 사람이 사는 마을’을 진행 중이다.

나는 더 큰 욕망을 위해 숨 쉴 틈 없이 달려 왔으나 그들은 생존의 기로를 목전에 두고도 목석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더 큰 욕망을 위해 숨 쉴 틈 없이 달려 왔으나 그들은 생존의 기로를 목전에 두고도 목석처럼 움직이지 않았다ⓒ이지상

이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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