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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아이들 돌본 ‘사랑의 유도교실’ 중단, 어쩌다 ‘사부편’ ‘경찰편’ 마음의 상처까지
8월 29일 인천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인천 남동경찰서 나쁜 경찰 처벌과 사랑의 유도교실 복원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지역 시민단체.
8월 29일 인천지방경찰청 앞에서 열린 ‘인천 남동경찰서 나쁜 경찰 처벌과 사랑의 유도교실 복원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지역 시민단체.ⓒ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

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가 29일 인천지방경찰청 정문 옆 소공원에 모여 <사랑의 유도교실>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인천남동경찰서가 2014년부터 4년 동안 75명의 위기청소년들에게 가족과 같은 따뜻한 안식처를 제공했던 <사랑의 유도교실>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데 따른 것이다.

전 인천남동경찰서 학교전담경찰 박용호(63)씨는 박봉을 털어가며 위기청소년을 가르치고 돌보는 <사랑의 유도교실>을 운영했다. 제자들은 유도교실에 참가하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성적이 오르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인천남동경찰서는 박씨가 정년퇴직한 이후 지난 4월말 <사랑의 유도교실>을 중단시켰다.

이미 박씨는 자신의 정년퇴직 후 <사랑의 유도교실>이 폐지될 것을 걱정했고,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에 도움을 청했다. 그 결과 4월 10일<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됐고, 지난 5월 1일부터 소년희망센터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스토리펀딩 <희망의 한판승>이 시작됐다.

<희망의 한판승> 연재 작가인 조호진 시인은 스토리펀딩에서 "경찰이 키운 소년, 경찰이 쫓아냈다"는 제목의 기사로 <사랑의 유도교실> 중단 문제를 다뤘다. 이 글로 논란이 커지자 <사랑의 유도교실>을 중단시킨 남동경찰서가 다시 개입하면서 여러 문제가 파생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동경찰서의 개입으로 "유도 소년들과 사부(박용호)의 사제 관계가 깨졌고, 소년들 간에 '경찰 편'과 '사부 편'으로 편이 갈렸다. 관련 기사에 비방 및 음해성 댓글이 조직적으로 달렸고, 박용호씨는 아이들을 이용한 파렴치한으로 몰렸다. 추진위 관계자들은 피의자 취급을 당했으며, 불상의 민원인이 추진위 모금을 불법 모금 민원이라며 진정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 사태의 배후에 남동경찰서 간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진위는 "가난한 경찰의 박봉과 어게인의 지원에 의해 운영된 <사랑의 유도교실>을 원상 회복시켜야 하는 이유는 이 소년들이 우리 인천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라며 "인천경찰은 중단시킨 <사랑의 유도교실> 복원대책을 마련하고, 추진위 관계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경찰 간부를 징계하라"고 일갈했다.

한부모 품에서 자란 소년,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자란 소년, 엄마 없이 자란 소년, 술 취한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던 소년은 학교폭력과 가출, 절도 등으로 사회 문제를 일으키면서 비행청소년이 됐다. 이 소년들이 비행청소년이 된 책임은 과연 소년과 보호자에게만 있는 것일까? 지역사회에게도 이 소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공동의 책임이 분명하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 대표단이 인천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성명서를 접수시키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 대표단이 인천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성명서를 접수시키고 있다.ⓒ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
전 인천 남동경찰서 학교전담경찰 팀장 박용호씨가 소년들에게 유도를 가르치고 있다.
전 인천 남동경찰서 학교전담경찰 팀장 박용호씨가 소년들에게 유도를 가르치고 있다.ⓒ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

이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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