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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수소가 멸치, 바나나 수준? 아주 무식한 얘기...‘핵종전환’ 위험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출신인 김익중 의학박사가 월성원전 삼중수소(Tritium)와 관련해 바나나·멸치 안에 있는 칼륨(potassium)과 비교하며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일부 원자력계 인사의 발언에 대해 “아주 무식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삼중수소라는 불안정한 방사성물질이 우리 몸의 구성성분이 되어 반감기 사이에 일으킬 핵분열·핵종전환의 위험성을 바나나나 멸치 안에 있는 자연방사능 물질인 칼륨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익중 의학박사와의 대담에서, 김 박사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담은 18일 유튜브 채널 양이원영TV를 통해 공개됐다.

‘수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물질(원자)로, 중앙에 양성자가 하나 있고 그 주변을 전자 하나가 도는 형태다. 여기에 중성자 하나가 더 들어가면 일반적인 수소보다 무거워지므로 무거울 중(重) 자를 써서 ‘중수소’라고 부른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으로 중수소로 이루어진 물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수소에 또 하나의 중성자가 추가된 불안정한 물질이 탄생한다. 바로 논란의 ‘삼중수소’다. 삼중수소는 보통 양성자·중성자와 전자의 비율이 1대1인 다른 물질과 다르게, 양성자 1개·중성자 2개 그리고 전자 1개로 구성된 불안정한 물질이다. 김익중 의학박사는 이 삼중수소가 물로 우리 몸속에 들어갔을 때, 우리 몸의 구성성분이 되기 쉽고, 핵분열과 핵종전환을 일으키면 DNA 파괴 등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물질(원자)로, 중앙에 양성자가 하나 있고 그 주변을 전자 하나가 도는 형태다. 여기에 중성자 하나가 더 들어가면 일반적인 수소보다 무거워지므로 무거울 중(重) 자를 써서 ‘중수소’라고 부른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으로 중수소로 이루어진 물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수소에 또 하나의 중성자가 추가된 불안정한 물질이 탄생한다. 바로 논란의 ‘삼중수소’다. 삼중수소는 보통 양성자·중성자와 전자의 비율이 1대1인 다른 물질과 다르게, 양성자 1개·중성자 2개 그리고 전자 1개로 구성된 불안정한 물질이다. 김익중 의학박사는 이 삼중수소가 물로 우리 몸속에 들어갔을 때, 우리 몸의 구성성분이 되기 쉽고, 핵분열과 핵종전환을 일으키면 DNA 파괴 등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양이원영TV 화면 갈무리

“핵분열 방사선도 문제지만
핵종전환은 더 심각해”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내부 보고서를 통해 월성원전에서 상당한 양의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누출되고 있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그러자,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월성 주변 지역 주민의 삼중수소로 인한 1년간 피폭량은 바나나 3~6개, 멸치 1g 내외”라며 주민·환경단체·언론이 제기하는 월성원전 방사물질 누출 문제가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의 월성원전 수사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정 교수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주민 안전과 직결된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논란을 괴담 취급했다.

김익중 의학박사는 이 같은 원자력계 인사 및 정치인들의 주장이야말로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가리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무식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해 서울대 의과대학 박사를 수료한 뒤 1992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한 의학자다. 또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집행위원장, 한국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탈핵 운동가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가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바나나와 멸치에 비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삼중수소’는 스스로 핵붕괴를 일으키는 불안정한 방사성물질이다. 이 물질은 주로 수증기 또는 물이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사람이 먹었을 때 일부는 소변 등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몸의 구성성분이 된다. 소변 등으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특별히 우리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구성성분이 되어버리면 말이 달라진다. 핵분열을 거치면서 방사선을 일으키고, DNA 등으로 구성된 삼중수소가 핵종전환하면서 DNA 등을 아예 파괴하기 때문이다.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돼 있다. 그 이중나선 옆에는 수많은 수소가 붙어있다. 그 DNA가 만들어질 때 수소가 아닌 삼중수소가 끼어 들어갈 수 있다. 문제는 끼어 들어간 삼중수소가 핵분열한다는 점이다. 반감기가 12년이니까, 12년 만에 절반이 핵붕괴한다. DNA를 구성하는 수많은 수소 중 하나(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것. 이를 ‘핵종전환’이라고 한다. 그러면 유전자에 100% 확률로 손상이 일어난다. 방사선은 일정한 확률로 손상을 일으키지만, 핵종전환은 100% 확률로 손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방사선보다도 핵종전환의 위험이 훨씬 크다.”

또 그는 바나나 안에 들어 있는 자연계 방사성물질인 칼륨과 원전에서 생성되는 삼중수소를 비교할 수 없는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칼륨은 다른 것과 잘 붙지 않는다. 우리 몸 체액 속에 들어있긴 하지만, 유전자를 직접 깨거나 손상을 입히지는 않는다. … (반면) 수소는 우리 몸의 구성성분이 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것 중에서 수소가 없는 물질은 없다. 모든 유전자, 지방, 단백질에 수소가 들어간다. 삼중수소는 그래서 특별히 더 위험하다.”

(인공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가 체내에 유입되면 그냥 달라붙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 몸의 구성성분이 되며, 그 안에서 핵붕괴와 핵종전환이 일어나는 물질이기 때문에 특히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에 드러난 한수원 내부 보고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에 따르면, 월성원전 3·4호기 주변 빗물 중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L)당 133 베크렐(Bq)에서 923 베크렐로 측정됐다. 이는 리터당 1.05 베크렐 수준으로 알려진 전국 평균보다 약 900배 이상 되는 농도이다. 또 월성 3호기 터빈건물 배수로에서는 리터당 71만3천 베크렐의 고농도 삼중수소 고인물이 발견된 바 있으며, 3호기를 둘러싼 4개의 관측 우물에서는 리터당 1140~3800 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관측됐다.

이에 경주환경운동연합 등은 “3호기 어느 지점에선가 삼중수소가 지속해서 새어 나와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시민단체 및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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