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눈여겨 볼 세계 주요 선거들

2021년 12월 19일 칠레 대선에서 한 남성이 자기 표를 딸에게 주어 투표함에 넣게 하고 있다.ⓒ사진=뉴시스/AP

편집자주:오는 3월 9일이면 대한민국의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그런데 2022년에 대선과 총선으로 벌써 관심을 받는 주요 나라들이 꽤 많다. 한국을 비롯한 14개 국을 다룬 포린폴리시 기사 중 포르투갈, 프랑스, 필리핀, 콜롬비아, 스웨덴, 브라질 6개국을 추려 소개한다.
원문: Elections to Watch in 2022

선거가 끊이지 않는 미국이건만 2022년 11월의 의회 중간선거에 대한 관심은 이미 크다. 공화당이 선전하면 취임 2년차 대통령으로서 역대 최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바이든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자기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의 민주당이 아무리 못해도 대통령이 바뀌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 2022년에 중간선거가 있지만 미국 정권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이야기가 다르다. 2022년에는 콜롬비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부터 한국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정치 시스템, 더 나아가 나라의 운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총선과 대선이 상당히 많다. 내년 최대 선거, 그러니까 2억 명이 사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지방선거를 꼽지 않더라도 그렇다.

각국의 상황은 다르지만 각 선거의 트렌드는 꽤 비슷하다. 브라질, 헝가리, 필리핀에서는 권위주의적인 지도자와 여당에게 여전히 정권을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 2017년 대선 결선 투표에 극우가 처음 진출했던 프랑스에서는 극우가 드디어 승리할 수도 있다.

코스타리카, 한국, 콜롬비아, 케냐와 같은 국가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출마가 불가능해 극과 극의 후보들이 합을 겨루는 긴장감 넘치는 대선이 전망된다. 포르투갈, 호주, 스웨덴에서는 재정이 쪼들리는 소수 정권들이 선거를 통해 여권 연합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많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말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튀니지에서는 민주주의 제도들의 생존이 걸린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2022년의 14개 대선과 총선 중 1월부터 포르투갈, 프랑스, 필리핀, 콜롬비아, 스웨덴, 브라질의 선거를 소개한다.

2021년 10월 27일, 예산안에 대한 투표를 앞두고 의회에서 연설 중인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사진=뉴시스/AP

포르투갈 총선:1월 30일

포르투갈의 총선은 원래 예정된 게 아니다. 포르투갈은 4년마다 총선을 치르고 마지막 총선이 2019년이었으니 다음 총선은 2023년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예산안이 부결됨에 따라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1월 30일로 조기 총선이 잡힌 것이다. 선거운동은 1월 한 달 동안 이뤄진다.

안토니오 코스타 총리와 사회당은 여소야대 상태에서도 2015년부터 안정적인 소수 정권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정권과 손을 잡았던 좌파연합과 공산당이 우파와 함께 이번 예산을 반대했다. 이들은 정부 지출 확대를 기반으로 빈곤 퇴치, 보건제도 개혁, 노동조건 개선을 주장했는데 신종 코로나 회복을 위한 재정 확대를 골자로 한 예산안에 소득세 감면과 재정적자 1.1% 감소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사회주의 정권이 이번에도 재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포르투갈은 경제회복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고 코로나 백신 접종률도 88%에 달해 유럽 국가 중 가장 높다. 11월 말의 여론조사에서도 사회당 지지율이 37%로 제1 야당인 우파 사회민주당에 1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5월 6일 프랑스 남서부 생장 피드 포르의 거리에서 경찰관이 대선 후보들의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올해도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의 양자 대결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사진=뉴시스/AP

프랑스 대선:1차 투표 4월 10일, 결선 투표 4월 24일

지난 대선과 총선 당시 중도파 정계 신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돌풍을 일으키며 압승을 거뒀지만 이후 지지율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며 2020년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 2017년 대선 결선투표까지 진출하며 극우와 극우의 성장을 막으려는 좌우 정당의 연합이라는 구도를 만들었던 마린 르펜에게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 르펜은 여전히 이민 반대, 유럽연합(EU) 반대의 입장이지만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해 당의 이름을 군사주의적인 뉘앙스의 ‘국민전선’에서 ‘국민연합’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얼굴 바꾸기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극우 성향의 에릭 제무르가 등장해 그녀와 지지율 2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알제리 이민자들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인 출신의 제무르는 유럽 백인들이 유색 이민자들에 의해 잠식될 것이라는 ‘거대한 대체’를 신봉하며 아랍계 이민자들의 개명을 주장했고, 무슬림 혐오 발언으로 두 번이나 기소됐다.

그래도 최근 조사에서 약 25%의 지지율을 보이는 마크롱 현 대통령이 아직은 당선 가능성이 높다. 르펜과 제무르의 지지율이 각각 약 14.5%이기 때문에 서로를 싫어하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국민연합이 1차 투표에서 승리해도 다른 세력이 연합해 결선 투표에서 이를 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 결선 투표가 있는 프랑스의 총선은 6월에 치러진다. 프랑스에서는 2021년 온건한 중도 좌파, EU지지 사민당 정부를 선택한 독일과는 달리 극우의 부상이 꺾이지 않았다. 이에 마크롱도 무슬림에게 ‘프랑스 공화국 가치’를 요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우클릭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를 대선 때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에 대한 대대적인 반발이 언제 폭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2019년 5월 22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가 어머니 이멜다 여사와 함께 여동생 에이미 마르코스의 상원의원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사진=뉴시스/AP

필리핀 대선:5월 9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제도권에 대한 반발이 불었던 2016년 당선됐다. 두테르테는 2016년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를 확대했다. 다바오 시장 당시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한 과잉 대응으로 악명을 얻은 두테르테는 대통령 취임 후 6년의 임기 동안 전국적으로 이를 확산하기도 했다. 필리핀 경찰은 2016년 중반부터 마약거래상으로 의심되는 6,100명을 살해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그 몇 배가 될 수 있다고 추정된다.

독재 종식 이후 제정된 1987년 헌법에 따라 대통령은 중임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가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딸 사라 두테르테-카르피오 현 다바오 시장이 부통령으로 출마한지 이틀 만에 상원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가 12월 14일 돌연 사퇴했다. 딸이 대통령을, 아버지가 부통령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말이다.

공식적인 대선 선거운동은 2월부터 시작되지만 거의 100명이 이미 후보 등록을 했다. 그 중에는 독재자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여권 성향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도 있다. 그런데 그와 선거를 따로 치르는 부통령으로 출마한 두테르테-카르피오가 손을 잡아 놀라움을 자아냈다.

두테르테가 크리스토퍼 봉고 상원의원을 후계자로 지목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초의 여론조사에서 무려 68%의 지지율을 기록한 마르코스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야권으로 돌아선 레니 로브레도 전 장관, 마닐라의 진보적인 시장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세계적인 권투 챔피언이었던 매니 파퀴아오도 출마했는데 지지율이 각각 10.8%, 9.9%와 7.2%로 매우 저조하다.

2018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투표하고 있는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 올해 대선에 세번째 도전하는 그는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다.ⓒ사진=뉴시스/AP

콜롬비아 대선:1차 투표 5월 29일, 결선 투표 6월 19일

콜롬비아 혁명군(FARC)와 반세기에 걸친 내전을 끝낸 2016년 평화협정 이후의 첫 대통령인 보수 성향의 이반 두케도 중임이 불가능해 콜롬비아 역시 새 대통령을 맞이할 예정이다. 평화협정을 반대한 두케로 인해 콜롬비아에서 지난 4년 간 범죄와 살인, 무장 폭력,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경찰 폭력이 크게 증가했고, 팬데믹 때문에 소득 불평등, 정부 부채 등의 문제도 악화됐다. 또 베네수엘라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60여 명이 출마를 해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4%가 넘는 후보가 4명뿐이었다. 중도파 3명(세르지오 파야르도 전 안티오키아 주지사, 후안 마누엘 갈란 전 상원의원, 호돌포 에르난데스)와 FARC 출신의 진보파 구스타보 페트로 상원의원이 그들인데 페트로가 19.7%로 선두를 달리며 2등과의 격차를 14% 포인트롤 벌렸다. 두케의 후계자 마리아 페르난다 카발 상원의원은 그 중에 없다.

여기서 대선 2개월 반 전에 정당들이 연합을 꾸리는 날인 3월 13일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파와 중도, 좌파가 각각 연합 후보를 한 명씩 출마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3월 13일에 하원과 상원 선거가 있는데, 대부분의 의석이 흑인과 원주민, 국외 거주자, FARC 등에게 할당된 비례대표 채워지지만, 이를 통해 대선 판도를 점검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대선에서는 좌파의 페트로가 결선 투표에서 패배했는데 올해에는 페트로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의 어려움 때문에 국민이 중도로 몰리는 현상이 있어 중도파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021년 11월 내각 구성 후 기자회견을 하는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사진=뉴시스/AP

스웨덴 총선:9월 11일

사회민주노동자당 스테판 뢰벤의 갑작스런 사퇴로 지난 11월에 총리가 된 좌파 경제 전문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는 작년 11월에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녀의 취임으로 북유럽 4개국 모두 여성 총리가 이끌게 돼서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녹색당이 보수파 예산안 통과에 반발해 소수 연정에서 탈퇴하자 취임 당일에 사퇴했다 5일 후에 재선출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9월에 4년마다 치르는 총선이 있어 그녀는 이제 국민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소수 단일 정부가 되기는 했지만 안데르손 정권은 여전히 녹색당과 좌익당, 중도파 중앙당의 지지를 받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 부하는 우파 스웨덴 민주당을 저지하기 위해 이들이 힘을 합치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대거 이주해 온 이민자들에 대한 반발 덕분에 스웨덴 민주당은 제3당이 됐고, 다른 정당들도 오른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안데르손이 취임사에서 이민자들을 직접 거론하면서 스웨덴어를 배우고 스웨덴의 복지국가에 기여할 것을 종용했을 정도다.

349명의 의원 모두 정당명부에 따라 비례대표로 선출된다. 원내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정당 지지율이 4%를 넘겨야 한다. 현재 사민당이 31%, 온건당과 스웨덴 민주당이 각각 20%, 그리고 각종 소수당이 10% 미만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뢰벤 정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대책을 전혀 도입하지 않아 악명이 높았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스웨덴은 전 국민의 72%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나라가 됐다.

2020년 3월 파리에서 연설하기 전에 청중에게 인사하는 이나시우 룰라 다 사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사진=뉴시스/AP

브라질 대선:1차 투표 10월, 결선 투표 12월

브라질의 대선은 올해 선거 중에서 세계의 관심이 가장 높은 선거다. 브라질 대통령은 임기가 4년이며 두 번까지 연임이 가능한데 올해 대선은 전직과 현직 대통령의 양자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좌파의 이나시우 룰라 다 사우바 전 대통령과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사이의 대결이다.

보우소나루는 2018년 당선 이후 원주민, 여성,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을 계속 이어왔고 브라질의 전 군부독재에 대한 존경심을 수없이 표했다. 그는 군 출신을 정부에 대거 등용했고 총기 규제를 대폭 완화해 총기 소지율을 두 배로 늘게 했다. 그리고 지지율이 곤두박질하자 브라질의 선거제도와 대법원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해 사람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늘 논란을 일으켰다. 기후 변화와 원주민을 무시해 아마존 개발을 추진하면서 열대우림 벌채가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아 보우소나우가 재선에 성공하면 생태계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환경운동가들이 경고한다. 하지만 보우소나우 지지율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은 팬데믹이었다. 보우소나루는 초반부터 팬데믹을 과소평가하고 다른 국가의 방역조치를 조롱했다. 그 결과 브라질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61만여 명이 사망했다(2021년 12월 중순 기준).

지난 10월에는 보우소나루의 팬데믹 대응이 범죄 수준이라는 상원 보고서가 나오고, 세 아들을 포함한 측근들이 백신 계약 비리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보우소나우의 지지율이 추락했다.

반면 룰라의 인기는 여전해 지지율이 48% 정도로 21%에 그친 보우소나루를 두 배 이상으로 앞서고 있다. 룰라가 1차 투표에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을 획득해 결선 투표를 거치지 않아도 될 지가 관심을 끌 정도다. 하지만 결선 투표를 하게 되더라도 보우소나루의 득표율이 5%도 늘지 못해 룰라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패배가 거의 확실시되는 보우소나루가 선거 전까지 더 거세게 민주주의 제도들을 공격하지 않을까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에서는 16세부터 투표권이 있고 18~70세까지 의무적으로 투표를 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하원과 상원의 삼분의 일을 뽑는 총선도 함께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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