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 설교를 대통령 선거운동에 악용하는 극우 개신교

21대 대통령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우개신교 세력들이 예배 등을 통해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낙선을 유도하는 등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발언과 행동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개신교 시민단체인 평화나무에 따르면 광주 안디옥교회 박영우 목사는 지난 5일 수요예배, 6일 새벽예배, 7일 새벽예배 등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산주의자”라며 “이재명을 지지하면 지옥간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엔 김진홍 목사가 신광두레교회 주일예배에서 ‘정권교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비방했고, 이 설교는 CTS기독교방송을 통해 유포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CTS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사실 극우개신교의 이런 행태는 선거 때마다 반복돼왔다.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도 “황(교안) 장로(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서울 종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겁니다”라거나 “동성애를 반대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편에 표를 던지시길 바란다” 등의 설교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85조제3항(특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은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 규정이 있음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집회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라고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광훈 목사와 설교를 통해 “친북 정책을 선언한 의원들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발언했던 김진홍 목사는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일부 유죄를 받은 목사들도 있지만, 대부분 소액 벌금형에 그쳤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로는 반복되는 불법 선거운동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일부 교회에선 차별금지법 등을 빌미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목사들의 행위는 단순한 후보 지지 발언, 정치적 의사 표시 차원이 아니라 선거를 종교적 맥락으로 규정해 신도들의 자유로운 투표를 제약하는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을 반복해온 사법부의 태도 변화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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