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이러고도 선진국 될 수 있나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다 16개 층이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의 하청노동자 6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된 노동자들은 사고 현장 28~31층에서 창호공사 등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기업이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 이런 참사가 벌어지다니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건설 노동자들은 이번 사고가 무리한 공기단축, 설계 오류와 부실시공, 원청 현대산업개발의 관리감독 부실 등이 만들어낸 ‘인재’라고 규정한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 겨울철에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했고, 콘크리트 무게를 분산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겨울철 콘크리트의 법정 양생일이 15일인데, 지키는 곳이 없다고 한다.

건설 현장의 견제와 감독 기능에도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민간 건설사가 시공하는 공사 현장에서 감리를 맡은 측이 건설사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면서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넘어갔다는 게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원인이 무엇이건 이번 사고가 후진국형 참사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현장을 책임진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참사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시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시민 9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 이 회사 대표는 그 때도 현장을 찾아 관리감독 소홀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또 다시 대형 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지난 학동 참사 당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들은 모두 9명이었다. 이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의 현장소장 등 3명을 제외한 이들은 하도급업체 관리자나 재하도급업체 관리자들이었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 측의 법적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한 셈이다. 이번 참사에서 실종된 노동자 6명 모두 하청노동자다. 위험과 책임이 모두 하청에 떠맡겨지는 상황에서 안전불감증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는 27일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법에서도 원청 기업의 책임을 묻거나 경영책임자의 처벌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재계는 부작용을 운운하면서 마치 이 법이 경영 활동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처럼 주장해 왔다. 연이은 노동자들의 죽음 앞에서 또 다시 그런 말을 입에 올릴 텐가. 검경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중대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자를 가려내 엄하게 처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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