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안타까운 죽음을 선거에 이용하는 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 모씨의 죽음이 알려진 뒤 야당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이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한다”고 말하며 이씨의 죽음과 이재명 후보 사이의 어떤 연관이 있다는 주장에 불을 지폈다. 홍준표 의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의혹을 부추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음모론에 살을 붙여나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엉뚱하게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했다. 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검찰은 이 죽음에 대해 간접살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청사방호원들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정진석 의원은 “연쇄적인 죽음의 굿판 뒤에 음습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말했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이재명 후보의 치명적인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연쇄 의문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뿐만이 아니다.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장혜영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관련된 인물들의 갑작스런 죽음만 벌써 세 번째”라며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심상정 대선후보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개월이 됐는데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미래 권력에 눈치 보는 검찰을 보며 국민들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입장에서 의구심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의구심은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의구심일 뿐이다. 죽음을 선거에 이용하기 전에 의심과 사실이 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했다. 그것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불과 하루만 기다리면 됐을 일이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아니면 지병이나 다른 원인이 있는지 죽음의 원인을 가려내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1차 부검 소견을 발표했다. 국과수가 1차 소견에서 밝힌 사인은 ‘대동맥 박리 및 파열’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는 뜻이다. 물론 1차 부검 소견이 끝은 아니며 최종 부검 결과를 통해 명확한 사인이 규명될 것이지만 현재로서 경찰은 타살이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로 달아오른 정치권은 이 하루를 기다리지 못했다.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소견을 듣기도 전에 입맛에 맞는 심증을 서둘러 확신해버렸다.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린 상태에서 ‘간접 살인’이나 ‘조폭 연계’같은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국민을 상대로 의혹과 불안감을 부추겼다.

이 씨가 제기했던 의혹 자체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당시 이 씨는 이재명 후보 측 변호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관계자의 진술이 있었다. 검찰이 계좌를 모두 확인했지만 이 씨가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어떠한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선거가 치열할수록 무리수도 빈발하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타까운 죽음마저 선거를 위해서 마구 이용되는 일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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