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윤석열 후보의 전기요금 정쟁화 시도, 근거부터 틀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기요금 인상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의 적자를 키웠고 이로인해 전기요금이 인상 됐다는 논리다. 결론부터 말하면 근거부터 틀렸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도 못했고, 전기요금 인상의 이유는 ‘탈원전’이 아니라 다른 데 있다.

윤 후보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졸속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전력의 적자와 부채가 쌓인 책임을 회피하고 대선 이후로 가격 인상의 짐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을 했다”면서 올해 4월로 예정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한전 적자의 원인으로 탈원전 정책을 꼽은 중요한 이유는 ‘정책추진 시기’다. 윤 후보는 “한전의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때는 본격적으로 탈원전 정책이 추진된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가던 해”라며 “국제 에너지원의 원자재 가격 뿐만 아니라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탈원전 정책은 현실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은 원전의 설비용량은 2025년까지 계속 늘어난다면서 “소위 탈원전의 효과는 2025년 이후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즉,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현실에서는 정책 추진 속도가 더뎌 환경단체들로부터 ‘탈원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게다가 한전은 원전 이용률이 낮아진 때에도 흑자를 낸 적이 있다. 원전 이용률이 한전 적자에 근본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2018~2019년 적자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유가다. 정승일 사장은 “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가를 제대로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에도 전기요금을 정쟁화 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한전이 연료비 조정단가를 -3원에서 0원으로 조정하면서 전기요금이 인상되자 국민의힘은 ‘탈원전 때문에 전기요금이 올랐다’고 공세를 펼친 바 있다. 당시 요금 인상은 지난해 1분기부터 적용된 ‘연료비 연동제’ 때문이다. 지난해 초 유가가 떨어지면서 연료비 조정단가를 낮췄다가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조정단가를 0원으로 회복시킨 것으로 ‘인상’이 아니라 ‘회복’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윤 후보는 정부의 인상계획이 “과학에 기반한, 상식에 기반한 전력 공급과 가격 조정이 아니”며 “이념과 진영과 정치 논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윤 후보는 ‘과학적인’ 전력공급 계획이나 한전 적자 해소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가 내놓은 계획은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공사가 재개되면 갑자기 한전 적자가 해소되는가. 오히려 ‘닥치고 원전 재개’를 주장하는 윤 후보가 이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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