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불법인 P2E 게임...“사행성 기준 다시 정의해야”

P2E게임 토론회 “소비자보호 위한 법 울타리 필요”

게임을 말하다 – 국내에서의 P2E 게임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에선 P2E(Play to Earn) 게임 이용이 막혀있는 것을 두고 "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기준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함께 현재 무법지대인 P2E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일보'는 13일 오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게임을 말하다 – 국내에서의 P2E 게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종현 유동수 의원실 비서관, 김건호 위메이드트리 이사,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 송석형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팀장이 참석에 각각 입법 실무자, 게임산업계, 정부기관 측 입장을 대변했다 양 대변인은 지난해 초 메이플스토리 트럭시위를 주도했던 이용자 출신으로 게이머의 입장을 대변했다. 좌장은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가 맡았다.

이른바 '돈 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게임은 NFT(대체불가토큰),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게임을 통해 얻는 재화를 실제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게임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포켓몬스터'와 비슷한 방식의 게임인 '엑시인피니티'가 대표적인 P2E게임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국내 게임개발사 중에서는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을 서비스하는 것을 시작으로 컴투스, 넷마블 등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P2E게임은 환전 요소를 사행성으로 보고 금지하는 현행법에 의해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바다이야기' 사태를 계기로 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을 통해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하거나 환전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P2E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막고 있는 현행법의 '사행성' 기준이 이용자와 게임사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통념상 '사행성'은 자신의 자산을 걸고 운에 맡겨 더 많은 자산을 얻으려는 행위로 생각된다. 그런데 P2E게임 중에는 운 요소 없이 경쟁자와의 승리하거나 아이템의 단순 획득으로도 실제 자산으로 환전이 가능한 코인 등을 얻는 경우도 있다. 이미 일부 게임에서는 음성적으로 아이템이나 계정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히 환전 요소만을 가지고 '사행성'이라고 제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양준우 대변인은 "P2E게임은 게이머들 사이에 '쌀먹'(쌀 사 먹는 게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숙한 개념"이라며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미 뒷거래가 상당한데 앞거래는 정당하지 않다며 막는 것은 궁색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호 이사도 "블록체인 게임들이 현행 법의 사행성 기준으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 (국내에서는) 무조건 안 된다는 거다"면서 "그런데 게임에서 이벤트로 현금성 아이템을 주기도 하는데 이걸 주기적으로 한다면 환전이랑 차이점이 뭐냐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행성 기준을 명확하게 해서 어느 선까지는 되는지 정의되야 한국에서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현재 사행성이 지적되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P2E가 해소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종현 비서관은 "요즘 수집형 확률 아이템, 컴플리트 가챠의 경우, 이용자간 거래를 막고 개발사가 공급하는 극악한 확률의 확률형 아이템으로만 뽑아야 얻을 수 있다"면서 "(P2E게임에서) 이용자가 교환을 통해 컴플리트 가챠를 완성할 수 있으면 이런 사행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컴플리트 가챠'는 예를 들어 1번부터 10번까지의 각각 아이템을 모두 모아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실제 게임 속에서는 1~10번까지 아이템 중 특정 아이템을 얻지 못해 확률형 아이템을 계속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유저 간 아이템 거래가 자유로운 P2E게임에서는 유저들끼리 필요한 아이템을 거래해 이러한 구매 유도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사행성 기준에 대한 재고에 대해 정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송석형 팀장은 "P2E게임에서 돈을 버는 요소에 우연성이 없으면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하는데 2009년 대법원 판례에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획득한 게임머니를 개인 간 거래하는 건 합법이라고 한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 같다"면서 "2009년과 2022년은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009년 대법원은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게임머니인 '아데나' 등의 개인 간 현금거래에 대해 게임법에서 정하는 환전 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송 팀장은 "그때와 지금의 게임 시장은 규모와 인식, 규제, 그리고 법령까지 다 바뀌었기에 똑같은 상황이지만 전혀 다른 판례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낡은 대법원 판례를 기반으로 아이템 거래와 현금화가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는 건 다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을 말하다 – 국내에서의 P2E게임 토론회 ⓒ국민일보 유튜브

패널들은 아직 회색지대에 있는 P2E게임을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P2E게임을 이용할 순 없지만, VPN(가상 사설망 서비스)를 이용해 IP(인터넷프로토콜)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박 비서관은 "P2E게임을 안 보이는 곳에 치워두면 그만이라는 태도는 책임 있는 입법 자세가 아니"라면서 "이용자를 보호할 법이 없어서 피해가 있어도 구제할 방법이 없다. 소비자나 게임사애도 이정도 수준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법적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지난달 P2E게임 '무한돌파 삼국지리버스'가 사행성을 이유로 등급취소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 "중소게임사가 현행법 상 허용하지 않는 게임을 유통했다가 2~3달만에 없어지면 이용자들이 그동안들인 시간과 비용은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이용자들이 그 손해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P2E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해 송 팀장은 "지난해부터 관련 소송 중을 통해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데 재판결과에 따라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된다면 게임위 의결을 통해 알릴 수 있도록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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