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모인 1만5천명 민중총궐기 “불평등 세상, 우리가 갈아엎자”

“대선국면서 누가 더 비호감인지 다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과 삶”

여의도 공원 문화의마당에 모인 1만5천여 명의 민중 ⓒ민중의소리


“세상의 주인은 우리다. 불평등 세상 갈아엎는 투쟁으로 달려가자”

15일 오후 2만4730㎡ 규모의 여의도 공원 문화의마당이 노동자·농민·빈민·청년·학생·여성으로 가득 찼다. 현장에는 저항의 노래인 ‘임을위한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공원에 모인 1만5천여 명의 목소리였다.

전국에서 온 노동자·농민·빈민·청년·학생·여성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서 2022년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고 ‘전국민중행동’ 발족을 선언했다. 전국민중행동은 진보·민중 진영의 ‘상설적 연대 투쟁체’다.

전국민중행동은 부동산 가격 폭등, 불평등 심화, 한미동맹에 얽매여 뒷걸음치는 남북관계 등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지적하며 투쟁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또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쉬면 된다’ 등의 망언이 제1야당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쉴 새 없이 나오는 상황 등을 개탄하며 “기득권 보수양당 체제를 끝장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농민·빈민·청년·학생·여성 모인 이유
“누가 더 비호감인가 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의 삶”

높게 떠오른 현수막을 배경으로 단상에 올라 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민중의소리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었던 우리가 다시 광장에 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멈출 줄 모르는 불평등·양극화 심화, 여전한 세계 최고의 자살률, 다수를 패배자로 낙인찍고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공정을 앞세운 능력주의, 무법천지가 된 5인 미만 사업장, 디지털전환·기후위기로 사라지는 양질의 일자리, 고용·임금·노조도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일자리만 양산되는 현실 등이 노동자·농민·빈민·청년·학생·여성이 민중총궐기로 모여야만 하는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민중총궐기 요구안으로 이 사회를 바로잡고자 한다”라며 “누가 더 비호감이고 누가 더 부족한 사람인지 다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과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의 전환과 기후 위기가 우리의 일자리와 권리를 약탈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나서자, 비정규직 없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자, 누구나 노조 할 권리를 쟁취하자, 모든 노동자가 법의 보호를 받게 하자, 주거·교육·교통·의료의 공공성을 더욱 단단히 보장하기 위해 전 민중의 힘을 모으자”라고 외쳤다.

신자유주의 농업개방 반대
“민중의 힘으로 갈아엎자”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민중의소리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협정’(CPTPP) 등 문재인 정부에서도 추진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농업개방 정책을 짚으며 “문 정부가 기어이 CPTPP 가입을 선언한다면, 농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기상·기후 재난, 태풍과 냉해, 지독한 장마와 갑작스러운 한파 등으로 농민들은 고통받고 있다”라며 “그런데 농민이 일궈야 할 농지는 투기놀음판이 되고 있고, 수입농산물 때문에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현실을 단결한 민중의 힘으로 갈아엎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라고 외쳤다.

또 박 의장은 “분단의 철조망을 걷어내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 농민들은 분단의 벽을 허물기 위해 남북 농민 공동경작지를 만들고, 통일쌀을 보내고자 했지만,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쌀 한 톨도 오가지 못했다”라며, “주권이 바로 서고 우리 민족끼리 단결하여 통일을 이룰 때 농민이 살고 민중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정치인도 노점상의 자식...
왜 노점상은 불법으로 치부되어야 하나”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민중의소리


이날 오후 서울 날씨는 바람이 세차게 불진 않았지만 추위는 상당해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외부에 오래 꺼내두면 금방 배터리가 방전됐다. 그런데도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는 “투쟁하기 딱 좋은 날씨”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연일 매서운 날씨가 계속되어 전국에서 노숙투쟁하는 동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하루하루를 지내야만 했다”고 했다.  

최 공동대표는 대장동 사건으로 개발이익을 챙긴 이들의 뉴스는 범람하지만 어디에도 쫓겨난 철거민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며 “여전히 자본과 정권은 재개발·재건축을 앞세우면서 더 많은 철거민을 만들겠다고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에 반대하며 농성을 이어오다 숨진 노량진수산시장 故 나세균 씨, 개발사업으로 전통 오일장이 철거되는 바람에 2년 동안 장사를 못 하고 있는 안산의 상인들을 언급하며 “노점상들은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해 개발 사업에 맞서서 투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노점상들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며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는 노점상의 자식이고, 심지어 대통령·정치인도 노점상의 자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노점상은 불법으로 치부되어 단속을 칼날 위에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야 하나”라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노점상도 당당한 직업으로 인정해야 한다”라고 정부 당국에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예고된 위기, 체제 전환의 기회로”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와 이백윤 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통합 대선후보 ⓒ민중의소리


이날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와 이백윤 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통합 대선후보 등이 참가 했다.

김재연 후보는 대한민국 가계부채가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은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 이런 시중은행의 지분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 갖고 있는 점 등을 짚으며 “기득권 양당 후보들은 이 기막힌 현실을 말하지 않는다. 해외 투자자가 많이 몰려와서 돈 벌어가기 좋은 자본시장 만들기가 대한민국 경제를 키울 것처럼 얘기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온 국민이 국가 부도를 막겠다고 금을 모으고 허리띠를 졸라 맨 결과가 무엇이었나”라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재벌을 살리고, 외국 자본의 천국으로 거듭나는 동안 노동자들은 정리 해고, 비정규직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시 당할 수 없다”라며 “예고된 위기를 민생 파국이 아닌 체제 전환의 기회로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민주화만이 아니라 경제 주권 회복을 외치자, 투명한 시장 만들기가 아니라 국가의 역할·공공성을 쟁취하자”라고 말했다.

“이런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
민중행동이 내건 민중총궐기 요구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민중 ⓒ민중의소리


전국민중행동은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분단냉전체제가 흔들리는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 의식과 건설적인 대안이지만, 지금의 대선판에서 그런 이야기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라며 “부자들의 편만 드는 정부, 땀 흘린 이가 멸시받는 사회, 청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나라, 분단과 냉전을 조장하는 외세, 그런 외세에 굽실대는,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2022년 민중총궐기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 주택, 의료, 교육, 돌봄, 교통 공공성 강화를 통한 평등사회로의 체제 전환 ▲ 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적용, 특수고용직 노동기본권 보장, 중대재해 관련법 개정, 국가가 일자리 보장, 여성에게 가중된 무급 가사노동 사회가 책임 ▲ 신자유주의 농정 철폐 및 공공농업 실현, 식량주권 실현 ▲ 노점관리 대책 중단, 노점상 생계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 강제 퇴거 금지, 순환식 개발 시행, 철거민 주거 생존권 보장 ▲ 민중주도의 체제 전환 ▲ 차별금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 즉각 퇴출, 세월호 성역 없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 자주평화통일 실현,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대북적대정책 철회, 사드 및 전략무기도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평화협정 체결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종희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위원장,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사실상 국가가 사라진 소성리 마을에서 사드 철거, 사회적 합의와 충돌하는 부속합의서 문제로 장기파업으로 이어지는 CJ대한통운 사태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소성리 주민들 ⓒ민중의소리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장애인들 ⓒ민중의소리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요양보호사들 ⓒ민중의소리
깃발 흔드는 민중총궐기 참석 조합원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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