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뽑겠습니까?’ 닷페이스 패널 4인의 총평

젠더 갈등보다 ‘세대 문제’로 의제 접근...“성평등 계속 배워나가는 과정”, “페미니즘 단 한 개로 명확히 규정할 수 없어”

19일 밤 유튜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닷페이스’ 촬영 영상이 공개됐다. ‘이재명 vs 2030 여성’이라는 기획으로 두 편의 콘텐츠가 올라왔다. ‘닷페이스’는 여성 인권, 소수자 이슈 등 우리 사회 진보 의제에 집중하는 뉴미디어 채널이다. 2030세대 여성이 주요 구독층이다. 4인의 패널이 2030 여성의 입장을 대변해 이 후보에게 질문했다. 여성 청년 유권자에 대한 견해를 비롯해 여성 청년의 우울증, 성평등한 일터,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관한 이 후보의 시각을 물었다.

이 후보 답변에 대한 평가는 즉각적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와 각각 대화를 마친 패널들은 촬영 세트장에 마련된 ‘기표소’에 들어가 이 후보의 이름이 명기된 투표용지에 투표 의사를 표시했다. 이 후보와의 대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투표를,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기권표를 행사하는 방식이다. 이 후보는 2030 여성을 위한 정책적 비전을 충분히 제시했을까.

19일 밤 유튜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닷페이스’ 촬영 영상.(자료사진) 2022.01.19. ⓒ‘닷페이스’ 영상 갈무리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다른 ‘두려움’


2030 여성의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을 쓴 작가 하미나 씨는 이 후보에게 ‘젊은 여성의 우울증과 자살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일으킨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내 일일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두려움이 있었는지” 질의했다.

이 후보는 우선 여성이 사회 구조에서 “전체적으로는 분명히 불리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우울증에 대해 “인간이 스스로 자기의 존재를 통째로 부정한다는 게 보통의 일은 아니다. 얼마나 극단인 상황이었겠나”라며 제도적인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서는 “두려움은 있었다”고 회고했다. 단 그 ‘두려움’은 “‘(내가 가해자라고) 누가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두려운 건 없었다. 저는 진짜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왜곡 공격을 당할 여지가 있지는 않을까, 그런 우려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미나 씨는 폭력을 방관한 태도 역시 부채감을 지녀야 하는 부분임을 지적하며 “우리의 차이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명징하게 보여주는 대화”라고 평가했다. 미나 씨는 이 후보에게 안 전 지사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 씨의 책 <김지은입니다>를 선물했다. 이 후보는 이미 책을 “봤다”고 했지만, 재차 읽어보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페미니즘에 관해 이 후보는 “단 한 개로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대남’에 쩔쩔매는 것 같다‘는 미나 씨의 말에는 “’이대녀‘한테도 쩔쩔맨다”고 맞받았다.

그는 “청년 세대의 갈등 문제는 불평등과 기회 부족에서 왔다고 봤고, 그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구조 안에서 싸우고 있는 양측에 대해 어느 한쪽을 얘기하더라도 오해받거나 불필요하게 갈등을 격화시킨다고 봤다”며 “거리를 유지했다. 최근에 거리를 좀 가까이해서 들어보자고 했더니 거기서 갑자기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미나 씨는 이 후보에게 ‘0.25표’를 줬다. 그는 “기성세대에게는 지금의 세대가 요구하는 것들이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서로 대화할 수 있는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이 후보에게 어쨌든 ‘듣고 있다’, ‘대화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을 받았다”고 총평했다.

이재명의 첫 성소수자 친구


성소수자인 해영 씨는 이 후보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이 왜 돼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 후보는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다수가 찬성하는 일을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국회 공청회나 토론 절차 등을 거치며 “불합리한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서울대학교 방문 당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한 성소수자 학생에게 냉소로 응대한 점에 대해서는 “제가 감정적으로 반응했다”며 뉘우쳤다. 이 후보는 ‘성소수자 친구가 있냐’는 해영 씨의 물음에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사람 중엔 아직 없다”고 답했다.

해영 씨는 이 후보에게 “제가 후보의 첫 성소수자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래요”라고 화답했다. 해영 씨는 이 후보의 손등에 무지개색 반창고를 붙여주며 “(차별과 혐오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일로 차별받으면 억울하다. 억울한 게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내 꿈”이라고 했다.

해영 씨는 이 후보에게 온전한 ‘한 표’를 줬다. 그는 “차별금지법 (제정) 부분에 있어서 계획을 갖고 만들어나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제가 친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친구가 되자’고 말한 사람이기 때문에 투표해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변화를 같이 만들어갈 사람이라고도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19일 밤 유튜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닷페이스’ 촬영 영상.(자료사진) 2022.01.19. ⓒ‘닷페이스’ 영상 갈무리

‘2030 여성 유권자가 느낀 소외감’에 대해


‘닷페이스’ 에디터 한슬 씨는 사전에 취합한 구독자의 질문을 이 후보 앞에서 읽었다. ‘이 후보는 여성 청년을 유권자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는 내용의 물음이 주를 이뤘다. 이에 이 후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선입견이 많이 작동했을 것 같다.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빼고, 캠프 자체의 공약이나 내용을 보면 우리가 제일 낫다”며 “‘그런데 저거 진심일까’, ‘진짜일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건 아마도 제가 살아온 방식과 행태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고 해석했다.

이 후보는 “대개는 오해”라면서도 “제가 약간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남아있다. 남자고 또 경상도 출신의 독특한 문화도 남아있고, 바꾸려고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여성혐오 성향이 짙은 2030 남성 커뮤니티를 순회하며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그들의 주장을) 지지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2030세대에 대해 “남성이든 여성이든 다 똑같은 위치에 처해있는데 기회 부족에 따라서 너무 상황이 어렵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추가의 피해를 보는 것이고, 지금 청년 세대는 이 잘못된 사회구조 특히 불평등, 저성장 구조 때문에 그 피해를 온몸으로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둥지 밑으로 떨어질까’를 결정하는 것보다, 둥지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슬 씨는 이 후보에게 ‘0.5표’를 줬다. 그는 “청년 안에서 추가 피해를 받는 소수자 집단이 있는 것은 인정하는데, 그것이 (이 후보의) 우선 순의는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19일 밤 유튜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닷페이스’ 촬영 영상.(자료사진) 2022.01.19. ⓒ‘닷페이스’ 영상 갈무리

“채용·임금 성비 공개해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 활동가 리우 씨는 이 후보에게 ‘성평등한 일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질문했다. 이 후보는 “조직 내에서 볼 때 상급자의 고정된 관념이 있다”며 “‘이 정도 갖고 왜 그래?’ 이런 생각을 한다.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고, 저 같은 경우도 계속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나름대로 굉장히 노력하는데 다른 사람 기준에서 보면 여전히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채용 성차별’에 대해 이 후보는 “그래서 제가 징벌 배상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라며 “고의적인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징벌 배상을 하는 게 실제로 문제를 완화시키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응시자 대비 채용 단계별 합격자 성비 공개’ 제안에는 “(채용) 성비뿐만이 아니고 임금도 (공개해야 한다.) 동일한 직급에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 남녀 성비가 어떻게 되는지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우 씨는 이 후보에게 ‘0.5표’를 줬다. 그는 “여성이 일터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나 정책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의 결단과 의지가 중요하다”며 “이 후보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인지, 약속된 정책을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닷페이스’ 촬영을 마치며 “제가 조금 더 많이 이해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청년 세대가 겪는 기회 부족 문제를 어떻게든지 구조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좀 처참하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19일 밤 유튜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닷페이스’ 촬영 영상.(자료사진) 2022.01.19. ⓒ‘닷페이스’ 영상 갈무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민중의 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 하기

이번달 김도희 기자 후원액은 30,000원 입니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