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연기한 설경구 “큰 부담… 변성현 신뢰로 참여”

영화 ‘불한당’ 이어 변성현 감독 신작 출연… “성장하는 기분”

배우 설경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김운범은 故(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명확하게 모티프가 되기 때문에, 어색하게 모사할 순 없었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었죠. 실존 인물의 존재와 창작 인물을 만들어나가는 중간 지점에서 충돌하며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영화 ‘킹메이커’ 개봉을 맞아 최근 ‘민중의소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설경구(54)는 자신이 연기한 배역 ‘김운범’을 두고 “‘자산어보’의 ‘정약전’보다 훨씬 어려운 실존 인물 연기”라며 소회를 전했다.

‘킹메이커’는 1960~70년대 한국 선거판을 배경으로, 정치인 김운범과 그를 당선시키려는 ‘서창대’(이선균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2016, 이하 ‘불한당’)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과 제작진이 만난 작품이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극중에서 설경구는 결과보단 과정을 중요시하고, 자신만의 신념과 대의를 관철하는 정치인 김운범을 연기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모티프가 되는 인물이다.

“원래 대본은 캐릭터 이름도 김대중이었어요. 제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변 감독에게 이름을 바꿔달라고 했죠. 아마 캐릭터 이름이 김대중이었다면 제가 되도 않는 모사를 했을 거예요. 이름이 바뀌며 모사에서는 조금 벗어났지만, 완전히 그 분의 존재를 무시할 순 없었기 때문에… 인간 김운범과 실존 인물, 두 지점이 충돌하며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나의 독재자’(2014) 때는 김일성의 대역 연기를 했고, ‘자산어보’(2019) 때는 다산 정약용의 동생 ‘정약전’을 연기했다. 실존 인물을 모티프로 한 인물만 세 번째 연기하는 셈이다.

“김일성은 음성도 들어본 적 없는 모르는 인물이고, 정약전은 역사책이 한 줄 가량 설명된 인물이라 오히려 두 사람은 연기하기가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김운범의 모티프가 되는 김 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근현대사 인물이자 존경받는 인물이어서 연기할 때 굉장히 부담스러웠어요. 톤을 잡기가 쉽지 않았죠. 몸에서 오는 울림에 집중해 목소리를 만들어 나갔어요.”

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잘 알려진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 정치 드라마라는 다소 무거운 장르라는 점에서 오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택한 것은 전적으로 변성현 감독에 대한 믿음이 전부였다고 설경구는 강조했다.

“제가 ‘불한당’ 촬영 당시 ‘킹메이커’ 시나리오도 같이 받았어요. 농담으로 1+1이라고 얘기하는데… 하하, 사실 그 땐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정치 이야기를 썩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불한당’ 촬영이 급하니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물렸던 시나리오예요. ‘불한당’ 끝나고 변 감독한테 그렇게 말했죠. ‘변 감독 당신이 ‘킹메이커’를 안 하고, 다른 감독이 한다고 했으면 나는 안 한다고 했을 거다’라고요. 이 사람이 이 시나리오로 어떤 영화를 만들지 궁금했어요. 하다보니 이야기에 정도 갔고요.”

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불한당’을 통해 임시완과 남다른 케미를 보였던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는 이선균과 섬세한 관계를 쌓아나간다. 이들은 몇십 년에 걸친 시간 동안 기본적으로 서로를 신뢰하지만, 결국 대의와 신념을 두고 갈등하는 사이가 된다. 누아르의 외피 속 멜로를 한 움큼 품은 ‘불한당’처럼, ‘킹메이커’도 외피는 정치 드라마이나 실질적으로는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케미스트리는 노력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서로 간의 믿음이 중요하죠. 저는 이선균 씨를 100% 믿고 임했습니다. 이선균 씨는 저 뿐만 아니라, 이선균 씨와 함께 연기했던 모든 배우들이 좋아하는 배우예요. 개인적으로 술자리에서라도 이선균 씨를 욕하는 사람은 못 봤습니다. 사람이 되게 쿨하고, 의외로 흔들림이 없어요. 우리 현장 안에서도 이선균 씨가 두루두루 모든 배우들을 챙기고,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그랬죠.”

배우 설경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한편 설경구는 ‘불한당’, ‘킹메이커’에 이어 변 감독의 신작 ‘길복순’에도 출연하며 그의 영화에 3번 연속으로 출연하는 배우가 됐다. 그야말로 변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릴 만하다. 2~30대에 이창동 감독을 만나 연기를 배워나갔다면, 50대가 된 지금은 변 감독을 만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변 감독과 영화를 하면서 분명히 이 나이에도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건, ‘불한당’ 다르고 ‘킹메이커’ 다르고 지금 찍는 ‘길복순’이 또 다르다는 점이에요. 그런 면이 저를 굉장히 궁금하게 하고, 그래서 계속 같이 작업하는 것 같아요. 이창동 감독님은 저에게 사실주의를 알려줬기 때문에, 저 역시 모든 연기를 그렇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변 감독을 만나며 연기를 영화적으로 푸는 재미를 알게 됐죠. 비현실적이고, 말이 안되지만 만화적으로 풀어내는 연출을 알게 된 거예요. 이 만화적인 연출을 이해하는 데 정말 오래 걸렸어요. 지금은 모든 걸 다 너무 쉽게 이해해서 또 걱정이긴 합니다, 하하. 여하튼 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게 달라진 점이 아닐까.”

‘킹메이커’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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