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에 모인 인디게임사들 “다양성 지킬 수 있는 지원 필요”

민주당 인디게임 개발자 간담회 “형식적 지원제도가 장르 획일화 부추겨”

19일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와 미디어ICT특별위원회가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인디게임 개발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인디게임 발전을 위해 정책 제안을 하는 자리가 열렸다. 

19일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와 미디어ICT특별위원회는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인디게임 개발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치권에서 인디게임 개발자들과 소통 자리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승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디지털콘텐츠단장인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 등 전문가와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인디게임 개발자를 대표해서는 김도형 버프스튜디오 대표, 장누리 ㈜유닉온 대표, 김효택 자라나는 씨앗 대표, 박석연 하들소프트 대표, 송한상(쿠타르크) 인디게임 블로거,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주승호 액션핏 대표, 최성수 데브잇 대표가 참석했다.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과 2K(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대형개발사가 주도하고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내 게임 생태계에서 인디게임이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네이버웹툰 '모퉁이 뜨개방'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모퉁이 뜨개방with카페'를 서비스 중인 ㈜유닉온의 장누리 대표는 "소규모 게임 제작인들이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자본이 많은 대기업에 비해 오랜 시간을 소요하기에 최소한을 소비하며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체력과 열정을 깎는 일로 이 과정에서 생계를 위해 이탈하기도 한다. 지금은 코로나19로 게임이 출시되도 홍보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규모 개발사들이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정책이 정량평가로 이뤄져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장르의 획일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 대표는 "산업이 성숙하면서 소규모 게임에서 돤성도 요구되고, 보다 많은 인력과 개발기간 필요하지만 국가의 지원정책은 길어야 11개월, 짧게는 3개월이라는 기간 안에 게임 제작이 완료되길 요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때문에 미완성인 채로 출시되거나 짧은 기간 내에 완성할 수 있는 게임만 만들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현재 게임 지원정책은 5월부터 진행돼 12월에 평가를 한다. 제작지원을 받고자 하는 소규모 개발사는 6개월 안에 게임을 완성해야 한다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인간은 안정감을 느낄 때 보다 대담한 도전 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사업은 다양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단단한 지지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와 미디어ICT특별위원회가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인디게임 개발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모바일게임 '마이 오아시스'와 '세븐 데이즈'를 출시한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도 인디게임의 특성인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형 대표는 "소규모 개발사들이 무료게임을 많이 만드는데 '키우기' 게임 같은 방치형 RPG 등 장르 편중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하나의 게임이 실패하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양성을 제공해야 할 인디게임이 획일화 되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디게임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원과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넷플릭스'와 같이 충분한 개발자금과 제작에 간섭 하지 않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오징어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듯이 인디게임에서도 다양한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면 PC, 콘솔 등 글로벌 런칭을 위한 클라우드 펀딩, 퍼블리싱, 로컬라이징, 홍보 등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홍보를 지원하는 액션핏의 주승호 대표도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배틀그라운드' 모두 모드(MOD. Modification) 상태에서 핵심 재미만 가져와서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면서 "새로운 장르를 창출하고 새로운 재미를 만드는 것이 인디게임 정신에서 오는 것"이라고 인디게임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LoL의 경우 '워크레프트3'에서 유행하던 유즈맵에서 점차 발전됐으며, 배틀그라운드는 FPS게임 'ARMA 3'의 모드가 장르의 시작이었다.

주 대표는 "탈장르, 탈플래폼, 탈비지니스에서 인디게임의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원정책을 보면 대부분 다양성보다는 질적 향상만을 위해 하고 있는 것 같다. 정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에서 인디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박석연 하들소프트 대표는 지원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허들을 짚기도 했다. 그는 "1인 개발사 등 소규모일수록 자본이 없는데 지원 제도 중에서는 자부담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예를 들면 1억원을 지원받는데 자부담금이 10%(1천만원)가 필요한데 1천만원이라는 허들로 지원하지 못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 '서울2033'을 발매했던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대표는 소규모 게임사에 불리한 등급분류제도로 피해를 본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모바일게임으로 발매된 '도토리카'는 포커의 룰을 변형해 전략요소를 넣은 보드게임이다. 그런데 9월깨 애플과 구글로부터 돌연 '게임이 내려갔다'는 통지가 날아왔다. 이유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포커 카드를 사용해 사행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도토리카 ⓒ반지하게임즈

이 대표는 "당황스러운 점은 저희 같은 개발사는 앱마켓에 올라가 있느냐 아니냐가 매출에 대단히 중요한데 전화 한 통으로 통지하면 끝이라는 것"이라며 "영세 게임사는 이런 이슈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등급심사 3개월을 기다린 다음에 다시 마켓에 올려주기만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산업에서도 수도권 집중화가 이뤄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준식 부산경상대학교 디지털문화 콘텐츠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인디게임사들이 있는 서울로 취업을 해도 서울의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버티기 힘드니까 게임 대기업이나 취업을 포기하게 된다"면서 "자기가 게임을 만들고 싶은 학생은 지방에서 자기들끼리 인디게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부산은 지스타나 부산인디커넥트 등 큰 행사가 열려서 학생들이 다양한 자극 받으면서 인디개발자들을 접할 기회가 있는데, 다른 지역학생들은 그럴 기회조차 없다"면서 "다양성 측면에서 지역적인 다양성도 시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디게임의 획일화는 결국 인디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한상(쿠타르크) 인디게임 전문 리뷰어는 "다양성이 사라지면 인디게임에서 할만한 게임의 폭이 좁아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으면서도 이용자들에게 참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이 있는데, 인디게임 개발자를 위해 신경을 쓰면 이런 좋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와 미디어ICT특별위원회가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인디게임 개발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측은 이 같은 개발자들의 고충에 대책을 제안하면서, 이들의 의견을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승래 의원은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부족하니까 처우가 좋고 입지가 좋은 수도권 대기업에 몰려가면서, 영세한 인디게임 업계에서도 개발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스타트업 기업 등에게 개발 인력을 제공하는 '인력플랫폼'을 마련하는 구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심의 정책과 관련해서는 "인디게임에는 샌드박스를 부여해서 일단 활동하면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 걸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김정태 교수는 지원 정책과 관련,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평가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평가가 게임 친화적이지 못한 거 같다"면서 "개발자의 의도나 실력과 게임의 구조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평가를 해야 하는데 평가를 하는 사람들부터 이런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정부와 게임 관계자들이 다 모여서 소통하는 채널을 구성하면 큰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실의 이도경 보좌관은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현재의 정부지원 제도에 대해 지적해주신 절차 최소화 및 지원대상과 규모 확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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