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표심 두드리는 이재명, “혐오는 안 된다” 지지로 응답한 7,431명

“20대 여성 58% 참석, 80%가 비당원”...윤석열 ‘혐오 정치’에 반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파란장미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2022.03.03.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2030세대 여성 유권자의 마음을 연일 두드리고 있다. 당 또한 조직적인 차원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그동안 ‘깜깜이’로 접근이 어려웠던 2030 여성 일부로부터 3일 의미 있는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 자정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모집한 결과 총 7,431명이 “이재명으로 마음을 돌린다”고 응답을 보내왔다.

민주당 청년선대위와 선대위 여성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이 후보로 마음을 돌린 여성 7,431명’의 지지 선언 목소리를 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30 여성이 밝힌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혐오 정치’에 대한 반감이었다. 이들은 혐오를 증식하는 지도자의 당선과 자신의 삶을 ‘생존의 문제’에 빗대기도 했다.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재일교포 4세 20대 서긴나 씨는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어느 나라에서나 저는 소수자였고, 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성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저는 혐오와 편 가르기 하는 사회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씨는 “이 후보는 원인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이야기한다”며 “저의 생애 첫 대통령 선거는 ‘여성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선거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서울 성북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박동염 씨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꽤나 힘겨운 일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혐오의 언어들, 그중에서도 여성을 향한 혐오의 말들이 가슴을 향해 꽂힌다”며 이 후보에게 “주거 안정뿐만 아니라, 주거 안심까지도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며 이 후보에게 해결을 당부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의 지지 선언을 대독한 여성위 박지현 부위원장은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우리 생존의 문제가 달려있다”며 “윤 후보가 낸 공약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실감한다. 이번 선거처럼 여성 혐오가 전면으로 드러난 선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변영주 감독의 영상 축사도 공개됐다. 영상에서 변 감독은 “혐오를 지지해주지 말라.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 누군가를 증오하는 것, 누군가를 벌주겠다는 사람을 지지하지 말라. 그건 우리의 행복이 아니다”라며 “50대 기성 시민으로서 지금의 20대, 30대분들에게 부끄러울 때가 많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의 용기,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김상희·정춘숙·서영교·권인숙·문정복·유정주·임오경·강선우 등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참석해 힘을 더했다. 특히 여성위 위원장인 정춘숙 의원은 “20대 여성이 (설문조사에) 무려 58% 정도 참석했는데, ‘20대 여성은 아젠다 형성에 뒤처진다’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보고 있나”라며 “더 놀라운 건 (참석자) 80%가 비당원이다. 자발적으로 스스로 결정해 이 후보를 지지해주기로 한 2030 여성들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2030 여성의 지지를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지현 부위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장은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하며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리고 공론화한 인물이다. 지난 1월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선대위에 합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박지현 중앙선대위 여성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3.03. ⓒ뉴시스


이재명 “여성 차별 현실 인지하고 양성평등 나라 확실히 책임지겠다”


지지 선언 기자회견 종료 뒤엔 이 후보가 현장에 도착해 유세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지지자로부터 여성의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여성의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받아 안았다.

이 후보는 연설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현실로 분명하게 인지하고 인정하고, 그 위에 여성의 불평등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을 폄훼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성평등의 나라를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갈등과 분열, 증오가 아니라 협력, 공존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저는 갈등 조정자, 해소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안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대한민국에서 우리 여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불안을 느낀다. 모두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나라, 걱정과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나라,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모두가 범죄 걱정 없는 안전한 나라, 그런 나라를 제가 책임지고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1인 1표 민주공화국에서 정치인의 정치 행위가 아니라 국민의 집단지성이 바로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여성 공약 서약을 통해 성폭력 범죄 엄단과 피해자 보호 강화, 디지털 성범죄 근절, 차별 없이 공정하고 안전한 일터, 돌봄 체계 강화, 남녀 모두의 건강권 강화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여성 안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처벌법’ 제정, 스토킹 범죄의 반의사불벌죄 폐지, 여성 1인 가구 주거안전시설 지원,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에 대한 이행을 다짐하며 “사회 구조적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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