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보도 물타기 한 조선일보, 최승호PD의 일침

최승호 뉴스타파 PD “저급...뉴스타파는 조선일보처럼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곳”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 온라인지면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무마 정황이 담긴 김만배 음성파일이 비영리 독립 언론기관인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되자, 조선일보는 8일 해당 음성파일 제보자가 “뉴스타파로부터 돈을 받는 용역이었다”라고 주장하며 보도 가치를 깎아내렸다. 해당 보도 제보자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기도 한 언론인이다.

뉴스타파 해당 보도 가장 하단에는 ‘한상진 기자와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취재했다’고도 분명히 명시가 돼 있는데, 조선일보는 이를 마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돈을 받은 용역’이라고 표현하면서 꾸민 것이다.

이에,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이날 페이스북에 “신학림 전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는 것은 홈페이지의 제작진 소개란에 있고,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분이 언론노조 위원장뿐 아니라 미디어오늘 사장도 지내는 등 언론계에서는 매우 널리 교분이 있는 분”이라며 “그것을 마치 뉴스타파가 숨긴 것처럼 어마어마한 음모가 있는 것처럼 기사를 쓰다니 저급하다”라고 조선일보 기사를 비판했다.

또 “신학림 전 위원장이 직접 기사를 쓴 것이라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는 호칭이 맞겠지만, 이번에는 직접 기사를 쓴 것이 아니라 본인의 경험을 뉴스타파 기자에게 인터뷰한 것”이라며 “인터뷰 대상자로, 제보자 형식으로 기사화됐기 때문에 언론노조 전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쓴 것이다. 인터뷰이로서 가장 대표적인 호칭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그것을 알고도 일부러 저런 기사를 쓴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뉴스타파가 메인 기사에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는 호칭을 썼다면 조선일보는 ‘사실은 언론노조 전 위원장이었다!’이라고 음모적인 기사를 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최 PD는 “‘돈 받는 용역’이라는 표현도 참 모욕적”이라며 “세상 모든 사람이 돈을 받고 일한다. 그런 표현을 쓰면 뉴스타파와 신 전 위원장의 입지를 더 치사하게 만들 수 있다싶어 그랬겠지만 정도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짚었다.

끝으로 최 PD는 “뉴스타파의 기사 내용, 음성파일 내용이 말하는 것에 주목해주시기 바란다”라며 “뉴스타파의 구성원으로서도 파일이 좀 늦게 와서 선거일에 닥쳐서 기사화하게 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속에 무슨 거대한 음모가 있다는 상상은 당치 않다. 뉴스타파는 조선일보처럼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곳”이라며, 그동안 조선일보가 보여 온 언론보도 행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뉴스타파 보도 하단에 적힌 취재기자 이름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6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라는 제목으로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의 음성파일을 보도했다. 해당 음성파일은 대장동 사건 핵심인물들의 실명이 드러나기 전인 지난해 9월 15일 신학림 전 위원장과 김만배 씨가 성남 판교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이다.

보도에서, 신학림 위원장은 “의혹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만배가 대장동 사건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에게 털어놓은 증언이 이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제라도 공개를 결심했다”라며 음성파일을 공개하는 이유를 밝혔다.

공개된 음성파일에는 대장동 대출이 실행되도록 불법으로 돈을 받고 알선한 브로커 조우형 씨가 어떻게 김만배 씨의 도움을 받아 수사 선상에서 벗어나는지 등에 관한 정황이 담겼다.

김 씨는 신 전 위원장에게 “얘(조우형)가 다른 기자를 통해서 찾아와 ‘형님, 제가 이렇게 수사받고 있는데 형님이 좀 해결해주세요’ 그래서...그래? 그런데 형이 직접 (검찰에) 가서 얘기하긴 어렵다. 내가 솔직히 (수사 검사들을) 다 아는데, ‘(내가 윤석열한테) 석열이형, (조우형이) 내 동생이야’라고 어떻게 말하겠냐. 그래서 내가 박영수를 소개해줘”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박영수가) 데리고 있던 애지. (윤석열이) 그냥 봐줬지.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이라면서...박○○ (검사가) 커피 주면서 몇 가지 (질문)하더니 (조우형을)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현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다.

덕분인지, 액수가 더 적은 불법대출 사건 관계자들이 모두 수사를 받을 때 1천억원대의 대장동 불법대출 브로커 조 씨는 수사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수원지검에서 해당 사건을 다시 수사했고, 브로커 조 씨는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대장동 의혹의 다른 핵심 피고인 남욱 변호사도 검찰에서 “조우형이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조 씨를 두 번째 조사한 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으로 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뉴스타파가 공개한 음성파일에는 김만배 씨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대목도 나온다. 김 씨는 ‘이재명 성남시’가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 환수와는 별개로 성남의뜰 운영비까지 김 씨 측이 내게 설계한 것을 두고 “이걸 기가 막히게, 이재명이가 했는지 누가 했는지”라며 “(설계를 성남시에 유리하게) 정밀하게 했다. 이재명은 ‘난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또 땅값 올라가니까,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저류지에...’ (부대조건을 계속 붙였다)”라며 “(그래서) 내가 욕을 많이 했지. X같은 새끼, XX놈, 공산당 같은 새끼(라고) 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 측은 “김만배의 허위 자작극”이라며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후보는 이 같은 뉴스타파 보도 당일 의정부 유세에서 “(민주당이 국민을 속이고 공작하는 수단으로)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그 강성노조 전위대를 세워서 갖은 못된 짓을 하는데, 그 첨병 중 첨병이 바로 언론노조”라며, 언론노조에 대해 “정치개혁에 앞서 먼저 뜯어고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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