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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통 재벌들의 염치없는 ‘문어발 연봉 수령’

지난해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연봉으로 무려 218억 6,1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 등 1회성 수익을 제외한 순수 연봉(상여금 포함)으로는 단연 국내 1위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최소 150억 원대의 연봉을 확보해 국내 2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이 이런 거액을 연봉으로 챙길 자격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우선 이 두사람은 모두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던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처럼 큰돈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계열사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경우 지주회사인 CJ에서 90억 7,3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CJ제일제당에서도 83억 9,200만 원을, CJ ENM(035760)에서도 43억 9,600만 원을 받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의 경우는 더 심하다. 그는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에서 35억 170만 원 을 받은 데 이어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5개 계열사에서도 골고루 연봉을 챙겨 총 연봉이 150억 원을 넘어섰다. 신 회장의 경우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에서도 거액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를 합치면 연봉 총액은 200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렇게 여러 계열사에서 연봉을 챙기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룹 회장이라면 그룹을 이끈 대가 명목으로 지주회사에서 연봉을 받고 끝내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은 지주회사에서도 연봉을 챙기고, 계열사에서도 연봉을 받았다. 이럴 거면 그들이 왜 그룹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지, 또 계열사를 이끄는 전문 경영자는 왜 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재벌의 고질병인 문어발식 확장도 모자라 ‘문어발식 연봉 수령’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CJ 주가는 지난해 연초 최고가 대비 30% 넘게 하락했고 롯데지주는 2016년 최고가에 비해 주가가 4분의 1토막이 난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 유통 재벌들은 주주들을 비웃듯 거액의 연봉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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