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노조파괴’를 규탄하며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단식투쟁에 나선 지 열흘이 넘었다.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관련 사회적 합의를 이끈 파리바게뜨지회에 대한 탄압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SPC그룹의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사회적 합의에 참여했던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SPC그룹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삼보일배에 나섰다.
임 지회장의 단식투쟁 11일째인 7일 오후 정의당 강은미 의원, 권영국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변호사),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서울 서초동 던킨도너츠 라이브강남점에서 양재동 SPC그룹 본사까지 약 2km가량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임 지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지회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이유다.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 1년 사이 750여 명이었던 조합원이 250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배경엔 사 측의 조직적인 노조파괴 행위가 있었다. 관리자들이 진급차별·괴롭힘 등을 통해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노동부 성남지청은 지난 2월 이를 인정해 피비파트너즈 관리자 등 9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노조파괴의 근본 원인으로 2018년 사회적 합의가 지목됐다. 파리바게뜨지회는 당시 제빵사 5천여 명에 대한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이후 SPC그룹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불법파견 등으로 사회적 비난이 커지자 SPC그룹이 앞에선 사회적 합의를 체결하고 뒤에선 노조파괴를 일삼았다는 의심이 커지는 이유다.
삼보일배에 앞서 임종린 지회장은 “왜 잘못은 회사가 하고 우리가 이렇게 고생해야 하는지”라며 “힘든 일을 함께 해주시는 분들게 너무 감사하고, 그래서 질기게 싸워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강은미 의원은 최근 노동부 처분으로 “사회적 합의의 이면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샤니, 삼립 등 식품업계 선두주자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식품을 만들어내는 직원들의 상황은 화려한 명성과 너무나 대조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젊은 노동자가 곡기를 끊게 만든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겠다”며 “SPC가 노조탄압과 차별을 중단하고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목소리 높였다.
권영국 대표는 “이 같은 불법경영은 노사문제로 치부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며 “직원들에 대한 조직적 폭력이자 집단적 괴롭힘이고, 노동자들의 존엄과 인격을 짓밟는 반인권적 행위”라고 질타했다.
삼보일배를 마친 이들은 SPC그룹 본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 뒤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1박2일 텐트 농성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