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2·3·5호선 출근길 시위 재개한다

“인수위 장애인 정책, 현실성·구체성 없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 민생 4대 법안'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부실하다고 판단, 오는 21일 오전 7시부터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재개한다. 2022.4.20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장애인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며 오는 21일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제42회 장애인의 날이자, 제21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인 20일 전장연은 “21일 오전 7시부터 경복궁역(3호선), 시청역(2호선), 광화문역(5호선) 3군데에서 동시에 ‘제27차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전장연이 지난달 29일 인수위와 만나 장애인권리예산 요구안을 전달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달라고 못 박은 날이다. 인수위는 약속 기한을 하루 앞두고 전날 브리핑을 통해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장연의 핵심 요구안이 모두 빠져있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 시절 내놨던 장애인 정책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전장연은 인수위의 장애인 정책이 장애인들의 기본적 시민권 보장에도 부족할 뿐 아니라 구체적이지 않다며 시위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22.03.29. ⓒ뉴시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수위는 전장연이 제시한 장애인권리예산제가 아닌 장애인개인예산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예산제는 장애인이 주어진 액수 안에서 원하는 복지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 복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인수위 측 설명이다. 하지만 전장연은 서비스 종류와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예산제를 시행하는 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이 주장하는 권리예산제는 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예산을 뒷받침하라는 취지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서비스 선택권은 예산으로 먼저 보장돼야 한다”며 “중증장애인은 하루 24시간 지원이 필요한 데 지난해 7월 기준 중앙정부에서 하루 16시간만 5명에게 제공하는 상황에서 중증장애인에게 어떤 선택지가 남아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UN장애인권리협약이 제시한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탈시설권리를 보장하는 발달장애인국가책임제와 하루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지역 차원의 계획이 존재하지 않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어떤 선택지가 남아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인수위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촉구하며 전국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 500여 명이 삭발식을 진행하던 때 이같은 정책을 발표했다. 인수위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탑승해 광화문역까지 이동하며 장애인 대중교통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뉴스1

아울러 인수위는 이동권과 관련해 인수위는 2023년부터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의무 교체하고, 고속·시외버스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콜택시(장콜) 도입률을 2027년까지 100%로 달성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에 전장연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2023년부터 시내버스 저상버스 의무 교체는 2021년 12월 교통약자법 개정으로 이미 의무화한 내용”이라며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 확대는 언제까지 얼마나 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마을버스, 시외저상버스는 언급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콜 법정대수 100% 도입은 5년 후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마치는 2027년까지가 아니라 2023년에 즉각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지역 간 이동권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전장연의 중점적 요구안은 법정 대수 문제보다 장콜 광역이동 보장과 광역 간 이동 연결, 24시간 운영, 즉시콜, 이용요금 지역별 격차 해소, 휠체어·비휠체어 장애인 구분해 이용할 수 있는 임차택시 등 운영비 지원에 대한 국비지원 근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즉시 기재부 소관 보조금법 시행령 4조에 별표2의 중앙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 금지 사항을 삭제하고, 별표1의 보조금 지급대상과 지급률의 지원근거를 먼저 명시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명백히 기재부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 민생 4대 법안'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부실하다고 판단, 오는 21일 오전 7시부터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재개한다. 2022.4.20 ⓒ뉴스1

이날은 전장연이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시혜와 동정에서 시작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대신, 2001년 오이도역 지하철리프트 추락참사 다음해부터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호명한 날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인수위가 있는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뒤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등 6명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제21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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