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불명예 사퇴한 가운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아빠 찬스’ 등 여러 의혹에 휘말린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부적격 의사를 내비쳤으나, 정 후보자는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냐는 질의에 “심려 끼쳐드린 것에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면서도 “여러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질문에 정 후보자는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자리를 고수하는 이유를 묻자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 그는 “부합하지 못한다면 죄송”하다면서도 “(도덕적 잣대와) 마음이 불편하신 부분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질문에서도 “잘못된 사실에 기인해 국민들 눈높이가 맞춰졌다”며 “바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정작 구체적인 의혹을 묻자 ‘모르쇠’로 일관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아빠 찬스’ 의혹 중 아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아들이 2017년 탈락했는데 2018년 같은 스펙으로 40점 이상 점수를 더 받아 입학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그는 “입학에 관여하지 않아 모른다”, “이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들었다”,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2015년 처형의 딸이 간호사로 선발된 ‘이모부 찬스’에 대해서도 “당시 (조카 선발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녀 편입 과정에서 어떠한 부당한 압력이나 행동도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반으로 의혹이 제기되는 문제를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사퇴 이야기가 나와도 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 없다’는 정 후보자의 태도에 국민의힘 의원들조차 질타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들을 제출하지 않는 정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하며 “(자료를 제출해도) 큰 문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왜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을까. 굉장히 잘못됐다”며 “국민 정서상 혹여나 (당시 병원장으로 근무하던 정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거라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자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도 고쳐쓰지 말라는 속담을 가슴 깊이 느낀다”면서도 “성인인 자녀들의 선택에 아버지가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국립대 병원장으로서 문재인 정부 시절 이미 검증을 거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병원장과 장관의 검증 범위는 다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