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동훈 감찰’ 보고하러 갔던 대검 감찰부장 증언 “위협적 행동 보여”

책상 위에 다리 올려놓고 보고 받은 윤 대통령, 임의 제출 안 되면 압수수색 하겠다 하니 “쇼하지 말라”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채널A 기자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이의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감찰을 시작하겠다고 보고하러 가자,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매우 위협적인 자세와 언사를 보였다는 증언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다.


9일 오후 늦은 밤까지 이어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단순히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인 몇 가지 행동을 보였다”라며 이같이 증언했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자료사진 ⓒ뉴시스


앞서 2020년 초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복역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자신이 특수관계에 있다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비리를 진술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MBC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이 전 기자는 이철 대표 측에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면 선처를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설득한 사실 등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되자, 한동수 부장은 한동훈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감찰을 개시하겠다고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의 태도는 매우 위협적이었다고 한 부장은 말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우선 그는 검찰총장 부속실을 통해 감찰부장이 직접 보고하러 간다고 미리 알린 상태였다. 그런데, 집무실에 그가 들어섰을 때 윤 대통령은 책상에 양다리를 올려놓고 스마트폰을 하면서 굉장히 환한 목소리로 그가 갖고 간 보고서를 구석에 놓고 가라고 했다. 이에 한 부장이 “감찰 개시를 해야 한다”며, “임의 제출을 요구하고 안 되면 압수수색 하겠다”고 보고하자, 윤 대통령은 “쇼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당시 윤 대통령은 이 사건을 자신의 친위대 역할을 하던 인권부로 사건의 조사 주체를 변경하라고 지시 했는데, 당시 한동수 부장은 “그럼 감찰부에서 병행해서 하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랬더니 윤 대통령은 “병행?”이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에게 접근했다고 했다. 한동수 부장은 그때 상황에 대해 “위협적으로 느꼈다”라고 말했다.

한 부장은 그동안 무력화되다시피 했던 검찰 내 감찰 기능 현실화를 명목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한 비검찰 출신 인사였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한 부장을 마치 검찰 내 직속 후배를 대하듯 하면서, 다른 부서에 비해 각별한 독립성이 요구되는 감찰부 기능을 훼손하려는 듯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한동수 부장은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대응을 지켜보며 이 사건이 윤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사건을 갑자기 인권부에서 하라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평소와도 다른 행동을 보이고, 총장도 이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나?”라고 질의하자, 그는 “그렇다. 당일 당선인(윤 대통령)이 한동훈 후보자와 통화를 17번 했다고 하더라. 카카오톡은 문서 등이 오갈 때 쓰고, 통화는 구체적인 의사결정과 많은 정보를 얘기할 때 하기에 일종의 (감찰개시 자체를 방해하기 위한) 시나리오였나 싶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후보자와 당시 17차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 사건 처리 방향과 관련해 교감했을 것이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한동수 부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강요미수가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이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검찰은 이 사건을 취재윤리 위반 정도의 가벼운 사건이라며 강요미수 혐의로만 채널A 전직 기자를 기소해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상태인데, 검찰이 이 사건의 본질을 왜곡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총선 직전 발생했다는 점에서 검찰과 보수언론이 유착하여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을 기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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