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정치권 성폭력 근절, 성평등으로 나아가는 계기돼야

민주당의 3선 중진인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사건으로 12일 당에서 전격 제명됐다. 박 의원은 성폭력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면직시키기 위해 서명을 조작해 사직서를 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같은 날 김원이 의원도 보좌진의 성폭력과 2차 가해 문제로 공개사과하기도 했다.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추가 피해 사실이 접수되고 있다고 보좌진협의회는 밝혔다.

인간의 심신을 파괴하는 모든 성폭력은 사회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성폭력이 직장 내에서 이뤄질 때 피해자는 더욱 큰 고통과 충격을 안게 된다. 따라서 철저한 사전교육과 조직문화 점검으로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특히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 등 상하관계가 분명하고 권력의 차이가 뚜렷한 정치권은 더욱 경계하고 성폭력 발생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두 차례나 성비위를 저질렀음을 알려고 윤재순 총무비서관을 핵심보직에 임명한 것도 극히 온당치 못한 조치다.

성폭력은 예방과 처벌만으로는 근절될 수 없다. 성폭력은 여성의 존엄이 부정되고 약자의 권리가 취약한 현실에 기생한다. 성평등이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끊임없이 발전돼야 성폭력의 뿌리가 뽑힐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권력형 성폭력이 끊이지 않는 정치권의 모습은 우리사회의 가장 집약된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차별을 부정하는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유력 정치인과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여성과 소수자, 약자를 대상화하고 혐오와 차별의 언동을 하는 행태와 결별해야 한다. 아울러 여성과 소수자, 약자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만들어진 성평등 및 인권 제도와 기관을 더욱 강화하고, 제대로 역할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이 앞장서서 사람을 존중하고 인권을 소중히하는 인식과 문화를 실천할 때 사회 전체의 성평등 수준도 높아지고 성폭력은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민주당은 성비위로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상처를 줬고,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정치경험이 없다시피 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당의 리더로 세운 것도 이런 과거와 결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최근 잇따른 성비위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질타이기도 하다. 스스로부터 거듭나 정치권의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국민들은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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