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야당의 협력 구하려면 문제 인사부터 정리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를 찾아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거국 내각을 구성한 것을 예로 들면서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가 달라도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정의 중심은 의회”라는 말도 했다.

국회 소수 여당 출신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협력을 구한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대다수 법안과 예산안이 여야 합의를 거쳐 통과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회에 대한 존중을 거론한 것도 마찬가지다.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에 대해 거대 양당이 크게 다른 생각을 가진 것도 아닌 듯하다. 협치나 ‘거국’과 같은 거창한 말을 쓸 필요도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 정치 현실로 돌아오면 여야간의 정치적 쟁점은 적지 않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내세운 장관 후보자 일부에 대해 강한 반대를 표시했다. 초당적 협력이라는 게 ‘무조건 내 말을 따라달라’는 게 아니라면 야당의 주장 가운데 합리적인 것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경우가 그렇다. 윤재순 총무비서관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도 적절한 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여당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극단적 여소야대 구도에서 임기 전반을 보내야 한다. 임기 중반에 치러질 총선에서 이런 상황이 바뀔 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대개 정권 임기 중에 열리는 큰 선거는 야당에 유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야당과 극단적으로 대립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정부가 될 가능성이 많다. 과거처럼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이나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을 공직에 임명하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국민에게 눈초리를 받는 인사들을 감싸고 돌면서 협력을 구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먼저 문제 인사들을 정리하고 나서 총리 인준 투표나 추경 통과를 주문하는 게 마땅한 수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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