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한 윤 대통령의 오만과 고집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국회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고 야당 지도부를 만난 바로 다음 날이다. 이로써 18개 부처 가운데 16곳의 장관 임명이 완료됐다. 자진 사퇴한 김인철 후보자와 임명이 보류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하면 임명을 철회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한동훈 장관 임명 강행은 민주당 등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다. 한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를 주도했기 때문에 후보자 지명이 발표되자마자 야당을 자극하는 인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장관 후보자 지명 자체가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장관은 지명되자마자 ‘야반도주’, ‘범죄자’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써 가며 야당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또 검찰 수사권 문제를 두고 자신과 다른 견해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범죄자’나 범죄자 비호’라는 낙인을 찍으며 갈등을 키웠다.

자녀 허위 스펙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한 장관은 분명히 해명하지 못했다.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 장관은 표절과 대필 의혹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거나 발뺌하고, 논점을 흐리기도 했다. ‘위법이 없고 입시에 쓰이지 않았으니 문제 없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 ‘상식과 팩트’를 강조하면서도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은 부정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한 장관의 의혹을 분명히 입증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법무부 장관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이나 신뢰성에는 큰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제 아래서는 반대 여론이 있어도 대통령의 뜻으로 장관을 임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때도 최소한의 성의는 있어야 한다.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부정적 여론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왜 그가 법무부 장관을 맡아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단지 ‘유창한 영어 실력’만 거론했을 뿐이다. 결국 윤 대통령은 처음부터 임명을 강행할 생각으로, 날짜만 기다려 왔던 셈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민정수석 폐지 등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법무부 장관에 자신의 ‘복심’을 앉혔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과 웃으며 악수한 바로 다음날 한 장관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스스로 대야 관계를 냉각시켰다. 윤 대통령의 이런 선택은 결국 둘 중 하나다. ‘벼랑끝 전술’로 야당을 굴복시키거나, 아니면 야당은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런 선택을 한 윤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생각인지 크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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