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도 여성 수감자들을 강제 불임시킨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의 여성 교도소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강제 불임화는 강제적인 정관이나 난관의 절제수술 등에 의해 생식 능력을 없애는 수술로, 우생학적인 목적, 인구 제한을 위한 목적으로 한다. 19세기의 우생학이나 민족위생학의 발전으로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법제화했다. 그런데 21세기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2005년부터 거의 10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여성수감자들에게 강제 불임 수술을 했는데 그 생존자들이 이 사실을 알리고 보상을 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를 다룬 트루스아웃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Victims of Forced Sterilization in California Are Fighting for Reparations

2000년대 중반이었다. 문라이트 풀리도는 혼란스러웠다. 갑작스러운 열감과 감정 기복 등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30대인 풀리도는 호르몬 변화로 인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기에 너무 젊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전, 풀리도는 캘리포니아주 차우칠라에 있는 밸리 주립 여성 교도소 병원에서 생식기에 있는 악성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아니, 그녀는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는 강제로 불임이 됐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사회적응 프로그램 숙소에 살고 있는 풀리도는 수술 후 드레싱 교체를 위해 병원을 다시 방문할 때까지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몰랐다고 했다. 그녀는 간호사에게 자기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물었다. 그때 간호사는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잖아요”라고 했다.

풀리도는 “그는 의사였고 캘리포니아주가 운영하는 감옥에서 일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술 전 싸인하라는 서류를 읽지 않았고, 그 서류가 자궁 적출수술 신청서인 줄 몰랐다”고 했다.

풀리도가 의학적 학대를 당한 건 10여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사과를 받고 보상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최근이다. 2021년 말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의술 피해자를 위한 450만 달러 보상 기금을 조성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캘리포니아 피해자 보상 위원회’는 2023년 12월까지 두 기간 동안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수천 명의 보상 신청서를 검토할 것이다. 첫 기간은 1909년부터 1979년까지, 두 번째 기간은 풀리도가 불임수술을 받은 시기였다. 당시는 캘리포니아주 공무원들이 우생학에 기반해 여성 수감자가 생식에 대한 권리를 가질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를 임의적으로 판단했다. 그게 합법이었다.

‘여성 수감자들을 위한 캘리포니아 연대’를 창립한 다이애나 블록은 “주 정부가 피해자들을 인정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실제로 보상을 받으려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풀뿌리 단체들이 이런 자금이 있음을 피해자들에게 알려야 하고, 피해자들이 자기 의료 기록을 구해야 하며, 그들의 소재가 파악됐을 때 캘리포니아 피해자보상위원회가 신속하게 피해자에게 신청서 통과 여부를 결정하고 고지해야 한다.

풀리도는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자신의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최대 25,000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 신청서의 통과 여부를 아직 모른다. 활동가들은 캘리포니아주가 국가시설에 수감된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인 의학적 학대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했듯 보상 신청서에 대한 대응도 태만하게 이뤄질까 봐 걱정이다.

캘리포니아 국영시설과 교도소에서 강제 불임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2013년 ‘탐사보도센터’의 보도를 통해 폭로됐다. 탐사보도센터의 조사 결과 최소한 148명의 여성수감자들이 불임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의원들 요청으로 감사가 이뤄져 144명의 여성수감자가 불임 외의 의학적 목적이 없는 양측 난관 결찰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39명은 수술에 대한 설명을 전혀 못 듣거나 제대로 동의서가 작성되지 않은 채로 불임 수술을 받았다. 144명의 여성수감자 중 필요한 서류들에 싸인이 제대로 돼 있는 사람은 1명뿐이었다. 구조적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정부의 감사 보고서도 인정했듯,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감사를 통해 공개된 캘리포니아 교도소 의료서비스 접수국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과 2013년 사이에 거의 800명의 여성수감자들이 “불임을 야기할 수 있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물론 사람들의 피해자 수 추정치는 다르다. 피해자 보상법의 제정으로 이어진 2020년 다큐멘터리 “괴물의 배” 제작자들은 1,400여 명의 생존자들이 있다고 했지만 캘리포니아 피해자보상위원회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가 약 600명일 거라 추정한다.

2022년까지 캘리포니아 피해자보상위원회에 62개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그 중에서 통과한 신청서는 4개뿐이다. 캘리포니아주가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수감자들의 자료를 한 곳에 모아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공식적인 고지없이 스스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신청기간이 많이 남지 않아 문제이다.

캘리포니아 여성수감자연합의 셰럴 라마르는 피해자들의 보상 신청을 돕고 있다. 그녀는 생존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신청서를 함께 작성한다. 하지만 어려움이 너무 많다. 많은 경우 병원들이 10년 이상된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설사 의료 기록이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캘리포니아 교도소재활국으로부터 이것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캘리포니아 피해자 보상위원회는 신청자들에게 불임 수술 혹은 ‘불임수술로 의심되는 수술’을 받았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의료 기록이 없는 경우 라마르는 창의력을 발휘해 정황을 보여줘야 한다. 교도소에서 출소하자마자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기록이 신청자가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정황적 증거의 일례이다.

‘재생산 정의를 위한 캘리포니아 히스패닉여성들의 연합’의 로레나 제르메뇨는 생존자들에게 정의를 구현해 주고 캘리포니아주가 과거 청산을 하게 만드는 것이 재생산 건강 이슈일 뿐만 아니라 인종 이슈라고 강조했다. 유색인종의 인구 대비 수감율이 백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우생학에 기반한 각종 관행과 강제 불임 수술은 백인 지배층이 오랫동안 이민자, 저소득층, 장애인뿐만 아니라 원주민, 흑인 및 라틴계 사람들에게 휘두른 무기였다. 캘리포니아주는 1909년에 국영 병원, 가정 및 기관에서 일하는 의사가 정신 질환자, 허약한 사람, 간질 또는 매독 환자로 분류된 사람들을 강제로 불임시킬 수 있는 ‘우생학 법’을 제정했다.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속성을 가진 사람들을 미리 ‘예방’한다는 취지였다. 성규범과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뿌리 깊은 선입견으로 인해 그 피해자 중에는 특히 라틴계, 흑인, 원주민 여성들이 많았다.

20세기 동안 미국에서 기록된 불임 수술만 60,000건 이뤄졌다. 그 중 3분의 1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이뤄졌다. 그 대부분은 1920년부터 1950년 사이에서 이뤄졌지만 정신 능력이 떨어지거나 신경성 이상이 있는 사람, 혹은 소수인종과 동성애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불임 수술은 그것이 금지된 1979년까지 이뤄졌다. 2014년 감사 이후 캘리포니아주는 교도소에서 피임을 목적으로 한 불임 수술을 금지했다. 2016년에는 우생학에 기반한 강제 불임수술의 생존자들이 평균 연령 87.9세인 831명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2021년에 생존자 수는 383명뿐이다.

우생학의 유산은 아직 남아 있다. 제도적으로 수감자들의 재생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 못하고, 특히 저소득층, 유색인종, 장애인이 주 재정을 축낸다는 생각도 여전히 팽배하다.

풀리도는 자기에게 불법 불임수술을 했던 의사로부터 이를 직접 경험했다. 그는 풀리도에게 “당신네들이 계속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는 게 지긋지긋하다. 임신을 한 다음에 또 교도소 신세가 되면 내가 정부 보조금을 통해 네 아이들을 돌 볼 돈을 대줘야 한다. 다 네가 집에 얌전히 있지 않아서 그렇다”라고 했다고 한다. 풀리도는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캘리포니아는 7,600건의 노스캐롤리아니와 8,000건의 버지니아와 같은 주보다 두 배 이상의 기록된 불법 불임 수술을 실시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는 과거 청산이나 보상 제공에서 그 주들에 비해 훨씬 뒤쳐져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올해 처음으로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제르메뇨는 불법 불임 보상법을 입안할 때 여러 풀뿌리 단체들이 노스캐롤라이나나 버지니아에 있는 유사 법들의 언어와 수준을 참고했으며, 자격이 있는 생존자의 4분의 1만 보상 신청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제르메뇨는 모든 불의가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캘리포니아주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인종 차별과 편견이 불법 불임 수술의 이슈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제도의 모든 곳에 뿌리 박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줬으면 한다고 했다.

풀리도가 불법 불임의 트라우마를 겪은 후 오랜 세월이 지났다. 다시 자기 삶과 공동체를 꾸려 나가려고 하는 풀리도는 자신의 생존이 자기가 얼마나 강건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런 일을 겪고, 의사한테 그런 말을 들었지만, 나는 늘 자유를 위해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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