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재편되는 세계 무기 시장

2022년 2월 1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보리스필 공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제공 받은 재블린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을 하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우크라이나로 운송되고 있는 모든 것은 미국이나 NATO 동맹국들의 비축 무기다. 굉장히 좋은 소식이다. 결국 우리가 비축 무기를 다시 채워야 하고 향후 몇 년에 걸쳐 사업에 이득이 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의 CEO 그레고리 헤이스가 지난 3월 말에 한 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무기 시장에 호재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덜 알려진 사실이 있으니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세계 무기 시장이 재편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세계 무기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전망하는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War Has Upended the Global Arms Trade and the US and China Look to be the Big Winners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무기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과 그의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무장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러시아가 엄청난 탱크와 인력을 손실하는 와중에 전 세계 국가들이 국방 예산과 자재 수요, 다른 국가들과의 군사적 관계를 재고하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국방 예산이 적었던 일본이나 독일과 같은 나라들이 군비 증강 중이고 러시아로부터 대부분의 무기를 구매하는 국가들은 러시아를 믿을 만한지, 무기 수급이 제대로 이뤄질지 고민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세계 무기산업과 무기 강대국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쳐 아래의 네 가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가장 큰 패자는 러시아가 될 것이다

러시아의 주된 판촉 메시지는 러시아산 무기가 “서방 무기보다 저렴하고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미국의 39%에 이어 19%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세계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산 무기와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계속 소실되는 것을 본 많은 국가들에게는 이 메시지가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듯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금까지 탱크 거의 1000대, 헬리콥터 최소 50대, 전투기 36대, 포 350개, 그리고 최소 15,000명에서 최대 30,000명으로 추정되는 병사를 잃었으며 아직도 우크라이나 영공을 장악하지 못했다.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지휘관이 부대에서 부상당한 병사를 후송하거나 멀리 떨어진 부대를 지원하는 데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장비를 보존하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이다.

러시아의 공격용 무기도 실망스럽다. 설계에 결함이 있거나 너무 오래 돼서, 혹은 기능이 떨어져서 미사일 성공률이 40~50%에 불과할 수도 있다. 발사 실패, 비행 중 오작동 또는 목표를 못 맞추는 것이다.

이런 문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목표를 러시아가 아직도 달성하고 있지 못해 러시아의 주요 무기 구매국의 믿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도, 이집트, 중국을 포함한 10개국이 러시아가 판매하는 약 90%를 구매했다).

게다가 경제제재로 인해 회로 기판과 같은 주요 해외 부품을 수입해 오지 못하게 됨에 따라 러시아가 손실된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도 떨어졌다. 안 그래도 수출하기 이전에 자기 군대에 장비와 무기를 공급해야 하는 러시아다. 그러니 러시아 탱크를 사고 싶은 국가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거나 다른 판매국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러시아가 잃는 것을 중국이 가져간다

러시아가 무기 수출이 어려워지면 가장 이득을 보는 국가는 중국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세계 무기시장 점유율이 4.6%로 프랑스의 11%에 이어 4위였다. 또 세계에서 수익이 상위 20이 내 방산업체 중 7개가 중국 기업이다.

현재 중국 무기 제조업체의 가장 큰 고객은 중국 정부이다. 하지만 앞으로 중국이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잠재력은 상당하다. 일례로 세계적 조선업을 자랑하는 중국은 앞으로 함정을 더 많이 수출하게 될 것이다. 거기다 중국은 드론 기술의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해 점점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해 국내 항공기로 공군 현대화를 꾀하고 있다.

세계의 40대 무기 수입국 중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3개국만 중국으로부터 수입 무기의 절반 이상을 구매한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러시아가 처한 어려움을 이용해서 자기를 신뢰할 만한 국가안보, 경제 및 정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실제로 이것이 일대일로 정책의 핵심 중 하나이다.

중국은 높은 품질과 가격 때문에 최상위급으로 인정받는 미국과 유럽의 무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의 무기를 대체해 주요 무기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고 그에 따라오는 정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앞에 놓인 큰 과제 중 하나는 중국의 무기가 실제 전투 상황에서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미국도 승자가 될 것이다

미국의 무기 생산업체들이 세계 무기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덕분에 이런 상황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다.

세계 5대 무기회사는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보잉, 노스롭 그루먼,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 모두 미국 기업이다. 실제로 상위 100대 무기 생산업체 중 절반이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곳은 유럽 기업들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무기 공급국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100대 무기 생산업체에 러시아 기업은 단 두 곳뿐이다.

미국에서 막대한 양의 무기가 우크라이나로 이전되고 있어 미국 무기회사들은 당분간 바쁘게 살 것이다. 미국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재고의 약 3분의 1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했고, 레이시온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 투자가 이를 대체하는데 3~4년이 걸릴 것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400억 달러 지원 패키지에는 미국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87억 달러가 포함돼 있었다.

급등하는 이들 회사의 주가는 투자자들이 수익성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믿는다는 신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침공 직후에 치솟아 12% 이상, 노스롭 그루먼은 20% 상승했다. 전체 주식시장이 4% 정도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 많은 국가들이 무기 생산에 뛰어들 것이다

한편 국방 수요를 다른 나라에 의존했던 국가 중 일부는 자급자족을 모색할 것이다. 무기 수입의 절반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한 인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손실된 탱크, 미사일, 항공기 및 무기를 대체하는데 생산 능력의 대부분 혹은 전체가 필요해 수출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인도가 불가리아, 그루지야, 폴란드 등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조달해 온 국가들로부터 차량 및 무기용 예비 부품을 사오거나 자체 방위 산업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이에 인도는 4월에 헬리콥터, 탱크 엔진, 미사일 및 조기 공중 경고 시스템의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는 5월에 러시아와 5,200억 달러 규모의 헬리콥터 계약을 취소했다. 미국의 압박이 한몫 했다는 보고가 있지만, 지난 몇 년간 국내 방위산업 기반을 구축하려던 인도의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브라질, 터키 및 기타 신흥 시장 국가도 무기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국내 방위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양상을 가속화할 것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합병하려는 과정에서 세계 무기 시장이 뒤흔들릴 것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작아질 것이라는 것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여러 지정학적 대변화 중 하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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