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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이 한일 롯데를 모두 지배하는 방법

신동주 전 부회장, 일본롯데 지분 여전히 높아… 연이은 경영권 분쟁에도 방어 견고한 신동빈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 ⓒ김철수 기자


지난해 6월 24일 열렸던 일본 롯데홀딩스(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는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밀려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롯데홀딩스는 일본롯데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지주회사다.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건 사실상 일본롯데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신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신 전 부회장으로선 명분도 생겼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실패했다. 신 회장과의 표대결에서 또다시 패배한 것이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자신의 이사 선임 안건과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의 이사 선임을 금지하도록 하는 정관변경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반면 신 회장 등 6명의 이사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를 지배하는 방법


단순히 양측의 롯데홀딩스 지분 보유 상황만 고려하면 신 전 부회장의 패배는 쉬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최근 롯데지주가 공시한 ‘국내 계열회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 계열회사 현황’을 살펴보면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계열회사들이다. 그중 ㈜광윤사가 28.1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10.65%) ▲미도리상사㈜(5.23%) ▲㈜패밀리(4.61%) ▲㈜롯데그린서비스(4.10%) ▲㈜경유물산(3.21%) 등이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홀딩스 임원들로 구성된 임원지주회도 5.96%의 지분을 들고 있다.

개인으로는 신 회장이 2.26%를 보유해 1.77%를 보유한 신 전 부회장보다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과반(50.28%)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29.91%(28.14+1.77)에 달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과의 표대결에서 패했다. 직접적으로 드러난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지분은 2.26%에 불과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우호지분이 최소 3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기타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28.81%를 제외한 롯데홀딩스 지분 71.19% 중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이 29.91%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계열회사와 임원지주회 등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실제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 임원지주회, 미도리상사, 패밀리, 롯데그린서비스 등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들은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홀딩스 2대주주이자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LSI는 금년도 지정일 기준 대표가 신 회장이다. 주요 주주 구성은 롯데홀딩스(30.98%, 최대주주), L제2투자회사(19.81%), 롯데재단(18.04%), 패밀리(6.39%), 롯데그린서비스(6.39%), 미도리상사(6.39%), 광윤사(1.70%) 등이다.

3대주주인 임원지주회도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만약 지분율 6%에 육박하는 임원지주회가 신 전 부회장을 지지했다면 나머지 계열회사들의 지지를 받더라도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표대결에서 승리하긴 불가능하다.

게다가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임원지주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인 고바야시 마사모토(72) 역시 신 회장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이치바시 대학 법학부 출신인 고바야시는 산와은행(부장이사)과 UFJ은행(고문이사, 상무)을 거친 일본 금융인이다. 2003년 신 회장에게 발탁돼 한국 롯데캐피탈 상무자리에 오른 그는 2004년 롯데캐피탈 대표에 올랐다. 이후 12년간 롯데캐피탈 대표를 지냈다.

현재 고바야시는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인 패밀리와 롯데그린서비스, 미도리상사 등의 대표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패밀리와 롯데그린서비스, 미도리상사 역시 신 회장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의 투자부문을 분리해 설립된 L투자회사(12곳)까지 장악했다. 신 회장이 지배력을 가진 LSI는 L제1투자회사와 L제7투자회사~L제12투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L제3투자회사~L제6투자회사는 L제2투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그리고 롯데홀딩스가 L제2투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식이다.

이처럼 일본롯데 계열회사 경영진과 임원 등의 지지를 받아 일본롯데를 장악한 신 회장이지만, 단순 보유 지분만 놓고 보면 오히려 신 전 부회장에게 밀리는 게 사실이다. 지분을 통해 일본롯데를 지배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언제든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일본롯데 경영진과 임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신 회장이 가진 지분율만 놓고 보면 지배력 자체는 약할 수 있다. 아직 지배력이 완벽한 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신 전 부회장의 지속적인 공격이 있었지만 이를 꾸준히 방어 해낸 만큼 생각보다 강한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신 회장이 보유한 일본롯데 지분이 신 전 부회장에 비해 밀리는 건 맞다”고 짚었다.
호텔롯데 자료사진 ⓒ뉴시스


완전하지 못한 일본롯데 지배력... 호텔롯데 상장 과제로 남아

지난 2015년 6월 신 회장은 기존의 후계 승계 구도를 깨고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하지만 그룹 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에도 매년 주총 때마다 표대결을 벌여왔다. 안건은 본인의 롯데홀딩스 이사 선임과 신 회장에 대한 해임 등이다. 신 회장이 가진 일본롯데에 대한 경영권을 빼앗기 위한 시도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보다 지분 상 우위에 있는 일본롯데의 경영권을 포기하지 못한 모양새다.

문제는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을 압도할 만큼의 일본롯데 지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지배력이 완전하지 못한 일본롯데의 경영권을 빼앗길 경우 자칫 한국롯데의 경영권까지 흔들리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거미줄을 연상케 했던 롯데그룹 계열사간 지분 구조를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그러나 호텔롯데로 인해 한국롯데와 일본롯데간의 연결고리는 끊어내지 못했다.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는 광윤사→롯데홀딩스→LSI→L투자회사→호텔롯데로 이어진다. 특히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자회사와 L투자회사가 지분 99%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3.07%), 롯데물산(32.83%), 롯데알미늄(32.83%), 롯데렌탈(37.80%) 등 한국롯데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중간 지주사다.

즉 일본롯데에 대한 경영권을 빼앗길 경우 호텔롯데를 통해 한국롯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루빨리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99.28%)을 희석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투자업계 역시 한·일 롯데그룹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꼽았다. 김동양 애널리스트는 “호텔롯데를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방식의 상장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일본 계열회사 지분율을 희석해 50% 아래로 낮추고,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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