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가입으로 핀란드 사회민주주의는 종언할 것이다

인터뷰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뇌사했다”고 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신의 준 선물이었다. NATO는 이제 생기를 완전히 되찾았고 점점 현실화되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유럽은 미국의 확고한 영향권 안에 머물게 됐고, 자율성을 높이려던 세력의 입지는 거의 사라졌다.
데모크라시나우의 인터뷰에서 핀란드 정치학자 헤이키 파토마키가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 가입을 선택한 이유와 이것이 북유럽 사회민주주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파토마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 대한 견해가 서방과 언론계의 광적인 선전과 다르다는 단순한 이유로 악마 취급을 당하고 있다. 핀란드 과학 및 문학 학회 회원인 파토마키는 헬싱키대학의 세계정치 교수로 수십 개의 저서와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원문:  NATO Membership May Spell the End of Finland and Sweden as Social Democ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NATO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수십 년간의 중립을 뒤로 하고 대서양 동맹에 합류하기로 함에 따라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듯하다. 긴 역사 속에서 러시아와 독특한 관계를 갖게 된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안보에 우려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NATO 가입에 대한 논의가 핀란드 국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러시아의 침공 때문에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게 됐지만, 이는 매우 단순하고 불완전한 대답이다. NATO 가입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2014~2015년에 치솟은 적은 있지만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이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핀란드 정치 엘리트의 상당 수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핀란드의 NATO 가입을 선호한 지 몇 년 됐다. 하지만 국민의 다수가 NATO 가입을 지지하게 된 건 기본적으로 두려움 때문이다.

NATO 가입을 지지하는 국민의 대부분은 그렇게 하면 러시아가 핀란드를 공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것은 물론 그런 공격 가능성이 언제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들의 눈에는 NATO가 필요에 따라 큰 총을 들고 우리를 보호하러 달려와 주는 능력있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지금 상황에서 사람들이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 주장은 다소 투박하다고 생각한다.

핀란드 국민은 많은 유럽인들과 마찬가지로 시리아나 예멘, 혹은 이라크의 전쟁들(2003~2011, 2013~2017)과는 달리 이번 전쟁에 감정 이입을 하며 몰입하는 듯하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유럽중심주의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에 있기 때문에 이번 전쟁이 매우 가깝다. 헬싱키와 키이우 사이의 거리는 헬싱키와 핀란드 북단 사이의 거리와 거의 같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와 만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핀란드의 군사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2022.05.27. ⓒ뉴시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가 핀란드를 침공했던 겨울 전쟁(1939~1940년)을 연상시킨다. 그리하여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지배적이었던 우파의 얘기, 그러니까 핀란드가 러시아 볼셰비즘의 ‘야만성’과는 거리가 먼 서방 문명의 최전방이라는 얘기가 다시 자리 잡고 있다. 2차 대전 이후부터 핀란드는 아주 다른 사회체제에도 불구하고 소련을 협조할 수 있는 이웃나라로 간주해 왔는데 이런 시각을 밀어내고 서방의 냉전적 사고가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 즉, 러시아는 본질적으로 악하며, 러시아와 다시 협조할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은 장기적인 정치적 변화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핀란드 국민이 지금처럼 반응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미디어와 정치적 표현과 수사가 서서히 변하면서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모든 정당이 보수화됐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핀란드가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인 서방 국가로 재정의돼 이것이 중립적인 사회민주주의 북유럽 국가라는 정체성을 결국 대체하게 됐다. 그렇게 도입된 신자유주의는 각종 개념의 의미, 국민의 사고방식, 관행 및 제도를 점차 변화시켰고 결국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2010년대에 민족주의적인 권위주의 포퓰리즘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이런 변화는 핀란드만이 아닌 상호 연결된 세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사실 핀란드와 스웨덴은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NATO와 이미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 모두 1994년부터 NATO의 ‘평화를 위한 파트너십’에 참여했고, 특히 핀란드군은 NATO와 발맞춰 최근 미국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F-35 전투기 64대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양국이 NATO의 ‘평화지지‘ 작전에 참여했고 NATO 주둔국 지원 협정도 체결했다.

쉽게 말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대한 여론의 변화는 이미 이뤄지고 있던 NATO와의 통합에서 그 마지막 단계인 공식적인 가입을 가능하게 하고 촉발했을 뿐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이 유럽의 안보를 강화시키는가?


NATO와의 오랜 통합 과정에도 불구하고 정식 가입 단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는 유럽과 전 세계의 국제 관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북유럽의 진보적 국제주의가 사라질 것이다.

냉전시대에는 북유럽 국가들이 다원적이고 비군사적인 안보공동체를 형성하고 대외관계에서 연대와 공동선을 도모했다. 그러나 NATO 가입은 사회의 군사화와 더 강력한 군대로 전쟁을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을 동반한다. NATO 가입은 결국 이기적이고 전략적인 합리적 행위자들의 추상적 손익 계산에 의존하는 ‘억제이론’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주류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기반이 되는 합리적 선택과 최적화가 사회 전반의 지배적인 논리가 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공공선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져 ‘억제’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안정성’이라는 형태로 겨우 남아 있다.

‘억제’는 두려운 상대에게 겁을 줘서 두려움으로 채우는 것을 의미한다. 억제의 궁극적인 형태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이다. 핵무기 보유국끼리 공격을 주고받으면 쌍방 모두의 파괴가 확실하기 때문에 서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략이다. 냉전 시기의 중립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세계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었다면 NATO 가입은 억제 이론이라는 자기중심적이고 좁은 시각에서 나온다.

더욱이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악한 제국과 맞서 싸우는 영웅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이야기에 기반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가 굉장히 비생산적인 전쟁을 시작한 것을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의 시작이었던 것은 아니다. NATO의 동쪽 확장은 1990년대 이후 점차 확대된 갈등의 핵심 쟁점이었고,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은 이 갈등 고조 과정의 한 단계이다.

게다가 두 국가의 NATO 가입으로 미국에 대한 EU의 의존도가 커질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두 국가의 NATO 가입은 무역전쟁과 상호의존의 무기화가 이뤄지는 세계가 점점 두 진영으로 분열되고 있는 과정의 일부라는 점이다.

서방 군사동맹의 팽창주의에 대해 러시아만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도상국들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중국이 솔로몬 제도와 동맹을 맺은 것에 대해 미국이나 호주가 우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각종 동맹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며 세계가 점점 양분되는 모습을 보면 1차 대전 직전이 떠오른다. 이 과정의 끝에는 세계적인 군사적 재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일이 당장 발생하지 않더라도 예를 들어 새로운 비동맹운동에 의해 세계 역사의 흐름이 변하지 않는 한 향후 10~20년 동안 그 가능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러시아가 특히 핀란드의 NATO 가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보복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가?


러시아의 관점은 비교적 명확하다. 러시아는 그동안 NATO의 팽창에 반대해왔다. 1990년대에 서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도 1994년 12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 회의에서 NATO의 확장 계획에 대해 ‘굴욕이나 ‘사기’와 같은 단어를 계속 쓰면서 공개적으로 항의했을 정도이다. 푸틴이 2000~2001년에 러시아의 NATO 가입 가능성을 얘기한 적도 있지만, 그가 염두에 둔 건 NATO를 유럽안보협력기구와 유사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2000년대에 러시아와 신자유주의 서방 간의 골이 깊어지자 러시아는 점차 NATO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특히 핀란드는 러시아와 1300킬로미터 이상의 국경을 가지고 있고 러시아의 주요 중심지,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헬싱키에서 불과 300킬로미터), 러시아 북부 함대의 본부와 콜라반도의 주요 기지(핀란드 국경에서 약 300킬로미터), 그리고 모스크바(헬싱키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는 핀란드와 매우 가깝다.

구체적인 가입 조건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지만, 핀란드가 NATO에 가입하면 NATO의 군 시설이 러시아 바로 서쪽에 들어설 수 있다. 이는 전쟁 시 사실상 미국의 통제 하에 있는 영토가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보복’은 너무 강한 표현인 것 같다. 예를 들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놀라운 군사적 대응과 행동”을 언급했지 보복 얘기를 하지 않았다. 푸틴 정권은 핀란드가 이미 NATO에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회원국이 되는 것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가 2021년 말까지 보였던 태도와는 대조적인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이나 미사일 공격 등의 보복을 하면 역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이미 강력한 러시아 공포증과 혐오를 키우고 NATO 가입에 대한 지지 또한 키울 것이다. 현재 핀란드 국민은 러시아에 대해 상당히 호전적이다. 많은 국민이 군사적인 방법이든 어떤 방법이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패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핀란드의 은퇴자들 ⓒ사진=뉴시스

핀란드와 스웨덴은 복지 자본주의 사회로 묘사될 때가 많다. 둘 다 여전히 경제적 번영이 사회복지 국가와 함께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북유럽 모델의 출소된 버전을 따르고 있다. 핀란드는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몇 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핀란드의 NATO 가입 결정이 사회민주주의 모델의 남은 부분마저 훼손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부의 분배 측면에서는 덜 하지만, 핀란드는 여전히 소득 측면에서 비교적 평등한 나라이다. 그러나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는 민주복지 국가 모델의 특정 기능, 특히 보건과 교육으로 제한된다. 둘 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변형은 됐지만, 모든 국민이 아직 상당히 저렴한 공공의료와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추세는 우려된다. 의료시스템은 일부는 사설, 일부는 반공공으로 이뤄지는 이중 트랙으로 가고 있고 반공공 의료 서비스마저 많은 민간 아웃소싱을 수반한다. 교육시스템은 보편성을 잃고 학생들의 사회적 배경에 따라 선별적으로 이뤄진다. 교육은 또한 신공공경영과 아이들의 타고난 능력에 입각한 교육 이론에 따라 개편되기도 했다. 물론 모든 국민과 EU 시민은 대학까지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유학생은 더 이상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없다).

널리 논의되지는 않지만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2007~2008년부터 핀란드에 실질적인 경제적 성장이 없었다. 물론 핀란드는 여전히 번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적 번영이 사회복지 국가의 잔재와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그림은 복잡하다. 핀란드가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몇 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행복’은 복합적인 지수로 느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대부분의 핀란드 국민은 세계 행복 보고서의 결과를 우습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핀란드의 자살율은 EU 평균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사회민주주의모델에서 남아있는 부분들도 변할 것이라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좌파연합의 경우를 보자. 현재의 좌파연합은 문화적으로 자유주의적인 중도파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다. 좌파연합은 국내 문제, 특히 사회보장, 의료 및 보건, 교육, 취약계층 문제와 어느 정도까지는 국가의 경제정책에 중점을 둔다. 좌파연합은 적극적인 기후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지만 국가 정책으로 오면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문제가 되고 사람들 간의 정치적 차이가 부각된다.

다 좋은 얘기다. 하지만 너무 제한적이다. 좌파연합은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정책을 간과하고 EU를 논의하지 않는다. 이렇게 유럽에 대한 비전이나 글로벌 비전이 없기 때문에 좌파연합은 NATO 가입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좌파연합은 전통적으로 NATO 가입에 강력하게 반대해 왔지만 의회 표결에서는 분열됐다. 그러나 이번 산나 마린 총리의 가입 제안에 소수의 좌파연합 의원만 반대했다.

핀란드는 2021년 12월에 미국으로부터 F35 전투기 64대를 사기로 이미 결정했다. 좌파연합이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예산을 위해 수백만 유로를 더 얻기 위해 고생을 하는데 전투기에 최소 100억 유로를 쓰기로 한 것이다. 1990년대에는 핀란드의 군사비가 GDP의 1.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NATO 평균인 2%에 가깝다. 그리고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이를 3~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NATO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후 핀란드와 스웨덴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는 한 이런 결정은 북유럽 사회민주주의의 이상을 완전히 종식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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