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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기제 공무원 핍박 말고, 제도개선 협의 나서라

정권 교체기 마다 불거지는 기관장과 임기제 공무원의 사퇴 문제가 여지없이 불거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 "임기가 있으니 자기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 산하 기관장의 경우 임기가 남은 사람이 여럿이고 여권은 이에 대해 노골적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원론적으로 보아 정권의 국정 철학이 다르다면 전임 정부에 임명된 정무직 고위 공무원은 물러나는 게 상식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최근 수사가 본격화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 문제 등은 사법처리에 이르렀다. 현재 대통령이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니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공공기관 임원들을 '몰아내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도 보완이 우선이다. 정무직 공무원들의 임기를 선출직과 같게 만들어 논란의 소지를 없애는 게 우선이다. 이런 법개정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지금 임기가 남은 인사들의 경우에도 자연스레 교체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반대로 제도는 손대지 않고 지금처럼 정치적 핍박을 통해 사람을 교체하려 든다면 알면서도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게 될 뿐이다.

제도 보완에서도 고려할 점이 있다. 정부를 견제하고 정치적 중립이 필요한 기관들의 경우엔 반드시 임기제가 유지되어야 하고, 또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그 권한이 존중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의 경우엔 6년의 임기가 정해져 있고,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 제도에서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방통위나 국민권익위의 경우엔 사법부 못지 않은 정치적 중립이 필요한 기관이다. 방통위원장 임명에는 국회 인사청문회도 필요하다. 이들 기관의 수장이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정권 교체에 따라 바뀌는 건 옳지 않다. 여당의 주요 인사나 대통령이 나서서 사퇴를 촉구하는 건 원칙에도 맞지 않고, 불법의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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