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 호텔에서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CHECK-IN 탑승안내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송강호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재난이라는 현실감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 극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생각과 감정들, 이런 것들을 굉장히 정교하면서도 담담하게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 자리에 쉽게 모을 수 없는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비상선언'. 한 감독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은 세계적으로 상징성 있는 분들이다. 여기에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큰 작품들에서 주연을 하는 분"이라고 소개하며 "감독이라면 전부 다 캐스팅을 하고 싶어 할 거다. 이런 분들을 모을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찍으면서도 여러 개의 작품을 찍고 있는 것 같은 혼란이 왔다. 막상 찍은 걸 보니 장면이 잘 어우러지고 배우들이 잘 살아 있더라"며 "배우들의 관록과 뛰어난 연기에 감탄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 감독은 10년 전 '비상선언' 연출의 의뢰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의 설정과 기획은 좋았으나 10년 전에는 어떻게 풀어야 될지 감이 오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대인공포증이 심하다. 비행기 안에 갇혀 있는 인간들이 재난을 겪는다는 게 계속 머리에 남더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한국 사회에 크고 작은 재난이 있었는데, 그걸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제야 할 말이 생긴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덧 붙였다.
송강호 역시 "재난영화라는 장르를 떠나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한 가족, 이웃, 우리 사회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굉장히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럽게 그리고 어른스럽게 표현한다는 게 참 반가웠다"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과 처음 작업하는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단숨에 읽힐 정도로 굉장히 긴장감 있고 재밌는 시나리오였다"며 "또한 재난영화라고 해서 단순히 비주얼적인 거나 스펙터클함만이 있는 게 아니고 인간이 보이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스토리가 굉장히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감독님이 '비상선언'을 만들려는 의도가 좋았다"며 "크고 작은 재난을 겪으면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말에 동의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대본 들어왔을 때 한재림 감독 작품이라고 듣고 놀랐다. 선배님들 캐스팅을 듣고 그런 대작이 들어왔단 말이야 싶어 놀랐다. 감독님과 미팅이 잡혔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가 싶었는데, 캐스팅 되고서도 안심이 안 되더라. 될 때까지는 모르니까 이걸 한다는 말인가 의구심을 갖다가 첫 촬영 했을때 안도감을 갖게 됐다. 실감이 안 나는 작품이었다”고 고백했다.
김소진은 "재난을 맞이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과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의 이야기라 생각한다"며 "많은 분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비행기 세트는 할리우드에서 직접 공수했다. 그는 "비행기는 웬만한 분들이 한 번쯤 타본 경험이 있지 않냐. 영화를 찍기 위해 비행기를 조금 넓히거나 변형하면 사실감이 떨어질까 봐 우려했다"며 "그래서 할리우드에서 비행기 세트를 직접 공수했고, 그들과 협력을 해서 우리나라 미술팀이 우리 영화 감정에 맞는 것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만 흔들면 인물의 미세한 움직임과 비행기 내부 물건들의 움직임이 못 살기 때문에 특수효과를 이용했다"며 "승무원이 와서 타본 후 실제 비행기 움직임과 똑같다고 얘기하더라"고 뿌듯함을 표했다.
이런 이유인지 영화에 대한 배우들의 자신감을 남달랐다. 전도연은 "당연히 천만 넘는 영화 아닌가. 당연히 그렇게 알고 결정했고,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송강호에게도 어느 정도 스코어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자 이병헌은 "강호 형이 이거 2천 만은 되지 않겠냐 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해준은 "선배님들, 감독님과 작업한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영광인데 대선배님들이 천만, 2천만을 말씀하시니 너무 기대되고 떨리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나도 뭘 준비해야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정말 잘 만든 영화라 기대해주셔도 될 거 같다"고 강조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로 8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