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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글 성차별 배상금 지급 결정, 우리의 노동 성차별 돌아보는 계기돼야

글로벌기업 구글이 임금 성차별에 대한 배상금으로 1억 1800만 달러(약 1519억원)를 지급하게 됐다. 2017년 구글 전직 여성 임직원 3명이 임금과 승진에서의 성차별적 관행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집단소송의 성립을 인정하면서 1만 5500명의 소송인단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번 합의문에는 배상금에 대한 것 외에도 향후 노동․경제 분야의 전문가들이 구글의 고용 관행 및 임금체계의 공정성을 연구하겠다는 계획 등이 포함되었다. 이 합의문은 21일 판사로부터 최종승인을 받는다고 한다. 사실 구글은 성차별적 고용 관행에 대해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정여부와는 상관없이 배상을 결정한 이상 ‘성차별은 실재하는 문제’로 이미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임금 및 승진에서의 성차별, 직종 간 성차별 문제가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 성별 격차는 2021년 기준 5,273원, 평균임금으로 하면 격차는 35%를 넘긴다.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은 고작 5.2%에 불과하고, 공공기관에서 조차 10곳 중 8곳은 여성 상임이사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성별 직종 분리는 더 심각한 차별을 양산하고 있다. 요양서비스·가사서비스 노동과 같이 여성들이 집중되어 있는 직종에 대한 과도한 저평가는 저임금을 정당화시켜왔다. 가장 열악하지만 여성들만 있기 때문에 ‘성별 간 임금격차’를 측정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차별 해소를 목적으로 한 몇 가지 제도가 시행 중이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는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는 법마저 현실을 바꾸기엔 역부족인데다 곳곳에 허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은 임금을 포함한 고용상 성차별에 대해 당사자의 진정이 있을 시 노동위원회가 직접 조사를 진행하고, 사업주에게 강제성 있는 시정명령을 할 수 있게 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문제는 차별의 피해를 본 당사자의 시정신청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개별 노동자가 이러한 차별을 비교하고 입증하기에는 접근할 수 있는 자료와 정보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업장별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이 임금 차별의 당사자인 줄 모르는 경우도 많고, 모집과 채용, 업무배치, 승진, 해고와 퇴직 등 유형도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유리천장을 해소하기 위한 개정안도 8월부터 시행된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다는 내용(여성이사 할당제)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여성을 비상임이사(사외이사)로 두는 방식의 꼼수를 써가며 이미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그리고 직종분리로 인한 성차별 문제는 어떤 대책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구글의 배상금 지급 결정 사례를 계기로 노동현장의 성차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되기를 바란다. 이미 노동계와 진보정당에서는 민간기업까지 의무화하는 성평등임금공시제(또는 성평등노동공시제)나 성평등지표 평가 시행 및 기준 점수에 미치지 못한 기업에 대한 벌금징수, 남녀 동등참여에 관한 법 제정으로 여성대표성 제고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대안이 현실의 제도로 들어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는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 여부를 두고 논할 사안이 아니라 해결이 필요한 사항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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