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1일 500원’ 쪼개팔기서비스, 사라지나

국내 OTT “페이센스 측 아무 답변 없어...구체적 조치 착수”

페이센스 홈페이지 화면 ⓒ화면캡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이용권을 사서 임의로 하루씩 쪼개서 판매하는 변종사업이 등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국내 OTT는 업체들은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센스' 홈페이지를 통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를 비롯해 웨이브, 티빙, 왓챠, 라프텔 등 국내 OTT의 이용권을 1일 단위로 400~6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보통 한달 단위로 요금을 결제하는 OTT의 이용가격이 9,900원에서 17,000원으로 대략 1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각 OTT들의 독점 콘텐츠만 하루만에 몰아보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상품이 관심을 받고 있어 인기있는 OTT의 경우 하루 이용권이 매진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페이센스가 이 같은 서비스를 각 OTT 업체와 어떠한 제휴 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페이센스는 OTT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페이센스가 판매하고 있는 하루 이용권은 각 OTT의 이용권을 구매해 이를 하루씩 공유해주고 돈을 받고 있는 셈이다.

OTT 중 월간 요금이 가장 비싼 넷플릭스의 경우 4명이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이 1만7,000원인데, 이를 1일 600원에 4명씩 빌려주게 되면 7만2,000을 버는 것이다. 넷플릭스에 지불한 한달 요금을 빼도 5만5,000원이라는 이득이 남는다.

OTT 업계에서는 이를 약관 위반으로 보고 있다. 웨이브 등 국내OTT들의 이용약관을 보면 회원의 의무사항으로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해 영리적 목적의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웨이브 이용약관 ⓒ화면캡쳐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이용약관을 통해 '회사의 서비스와 이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는 모든 콘텐츠는 개인적,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고 있다.

이에 웨이브, 왓챠, 티빙 등 국내 OTT 3사는 지난 10일 페이센스 측에 "회사와 사전 협의 없이 서비스 재판매 행위는 약관 위반 및 위법 행위이며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일주일 안에 답변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22일 현재까지 페이센스 측에서는 아무런 답변도 없으며 해당 서비스도 그대로 판매 중이다. 이에 국내 OTT 3사는 본격적으로 민·형사 소송 등 법정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일주일간 어떤 조치도, 답변도 없어서 상대 측에서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구체적으로 법무대리인 선임 등 법적 대응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용증명을 각각 발송했던 국내 OTT 3사는 법적 대응에 공동으로 나설 방침이다. 조만간 법무대리인 선임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OTT 업계에서는 약관 위반은 물론, 현행법에서도 ▲저작권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콘텐츠 사용에 대해 저작권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또 구독권을 무단으로 사용해 OTT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 것은 부정경쟁 행위로 볼 수 있다. 하루이용권을 판매하기 위해 돈을 받고 계정과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페이센스 측은 "페이센스는 법으로 정해진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이용자"라고 지난 21일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반박하기도 했다.

콘텐츠 배포가 아닌 이용권을 구매해 대가를 받고 배포한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만일 저작권법 위반으로 법적 다툼을 벌일 경우, 페이센스의 행위가 불법 배포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센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자주묻는 질문' ⓒ화면캡쳐

"페이센스 공인화된다면 OTT 사업 자체가 흔들릴지도"

업계에 따르면 페이센스의 이용률은 아직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OTT업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 같은 변종사업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OTT 사업 모델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국내 OTT 업체 관계자는 "1천원 이하의 하루 이용권은 OTT 사업자들이 낼 수 없는 모델이라 당연히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공인화되는 상황이 오면 콘텐츠 가치가 저렴한 가격으로 규정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OTT 업체들이 한달 구독 요금이 아닌 콘텐츠 한편 당 구매시 대략 1,000원 이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 1,000원 미만의 이용권을 판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페이센스의 하루 이용권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보일 수 있으나, OTT나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 페이센스의 하루 이용권은 콘텐츠 가치를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페이센스 이용자들도 이용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문의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정상 가입자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 제공자인 OTT 업체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못 받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페이센스 이용자라면서 고객센터에 문의가 들어오지만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딱히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한달 이용권만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루 이용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따라 OTT 별로 한 달 단위 결재하는 소비 패턴은 이미 보편화 된 터다. 페이센스 같은 업체가 파고든 소비자 니즈가 바로 이 지점이다. OTT 업체에서도 기존 월 단위 구독 수익 모델에서 탈피해 소비자 이용 패턴을 반영한 새로운 요금제 도입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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