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원전 최강국 달성’이야말로 바보짓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바보짓’이라고 비난하며 원전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더 키워나가야 할 원전산업이 수년간 어려움에 직면해 안타깝다”며 “5년간 바보 같은 짓을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했다면 아마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도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협력업체 간담회를 열고 ‘원전생태계 복원으로 원전 최강국 달성하겠다’고 발을 맞췄다. 이를 위해  원전 일감 925억원 긴급 발주, 2025년까지 1조원 이상 발주 등을 통해 협력업체를 지원할 방침이다.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최강국 달성이라는 정책 기조는 국민안전 확보라는 요구와 에너지 전환의 시대적 조류에 역행하는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이 결코 완전히 안전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줬다. 국민들의 원전 우려와 거부감은 비할 수 없이 높아졌다. 세계 최악의 집적도를 자랑하는 고리-울진과 영광의 원전단지를 비롯해 우리나라는 사실상 원전 추가 건설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도 현 정부 내 원전 추가 건설은 물론 신규 계획도 어려울 것으로 본다. 어느 나라도 고준위핵폐기물 처리 시설을 만들지 못해 핵폐기물을 임시저장한 채 버티고 있는 것이 원전 국가들의 처지다. 지방에 위치한 원전의 대규모 발전과 고압송전을 통해 수도권 등 도시의 전력소비를 감당하는 불평등한 시스템도 한계에 부닥쳤다.

윤 대통령은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말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사양산업이다. 물론 동유럽과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원전 수요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를 보며 원전산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당장 내연기관 차량이 많이 팔린다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늦추는 것과 같다. 세계 각국은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재촉하며, 이 부문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안전 및 지역의 희생을 감안한 원전의 발전 비용이 결코 신재생 에너지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이미 발전 상당량을 재생 에너지로 감당하는 나라가 늘고 있고, EU는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기존 32%에서 45%로 상향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재생에너지 분야의 후진국이자 후발주자다. 우리의 산업경쟁력은 여기서 확보해야 한다.

원전으로의 회귀에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강력한 우려와 항의를 표출한 바 있다. 현존하는 원전산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환할 것인지, 전환의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며 노동자와 지역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국가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원전산업을 ‘세일즈’할 수도 있고, 관련 업계를 지원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가 원전의 산업 전망이 밝다고 착각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일 뿐만 아니라 국가적 불행을 초래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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