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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윤 일색’ 검찰, 능력주의 자리에 등장한 파벌 의식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 검찰 인사에서 세간의 예상대로 '친윤' 성향 검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22일 법무부는 검사장 승진 10명을 포함해 검사장급 33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검찰총장 시절이 추미애, 박범계 장관 등이 검찰 간부 인사를 하자 "법률상 규정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스스로를 '식물 총장'이라고 칭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석이 된 검찰총장을 임명하기 위한 절차는 뒤로 미룬 채 고위급 검사 인사부터 해치웠다. 이를 지적하는 언론에 대해선 과거처럼 대통령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책임 장관'인 한동훈 장관 주도로 인사를 했다고 비켜나갔다. 이러니 한 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임한다거나, 한 장관이 '소통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의 실제는 더 문제다. 전국의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비롯해 주요 지검장에 하나같이 '윤석열 라인'이 임명됐다. 누가 올 지 모르는 검찰총장의 직계라고 할 대검 간부도 모두 자리를 채웠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검찰총장이 된다고 해도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인사추천위원회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검찰총장은 아무리 윤석열 정부라고 해도 눈치를 보기 마련이다. 검찰총장을 임명하기 전에 자기 사람으로 주요 보직을 장악하겠다는 심사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검찰 조직은 어떤 정부 조직보다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한 장관은 두 차례의 인사 모두에서 '친윤' 인사를 내세웠다.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특수한 관계를 감안하면 검찰 조직 전부가 대통령 직계로 일색화된 셈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말끝마다 내세웠던 능력주의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내놓는 수사 결과는 무엇이든 간에 정치적 시비에 휘말릴 것이다. 야당 인사를 수사하면 정치 보복이 되고, 여당 인사를 수사하면 권력층내 파벌 갈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득권층에 대한 수사도 윤 대통령과의 거리를 놓고 구구한 해석이 따라붙을 게 뻔하다. 그 결과는 모두 공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지금 정권이 그렇게 비난하는 문재인 정부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지금 윤 대통령이 벌이는 검찰 장악은 후퇴해도 너무 멀리 후퇴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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