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억압을 변혁하기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 연극 ‘정의의 여인들’

알베르 카뮈의 원작을 재해석...극단 경험과 상상의 무대

연극 '정의의 여인들' ⓒ극단 경험과 상상

한국 관객과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알베르 카뮈는 '이방인' '칼리큘라' '시지프 신화' 등의 작품을 통해서 세기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 19가 터진 이래, 그가 쓴 '페스트'는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페스트의 확산으로 시민이 느끼는 불안과 국가의 무방비는 21세기를 첨예하게 비췄다.

하지만 '페스트' 이외에도 널리 알려진 또 다른 작품이 있다. 바로 '정의의 사람들'이다. '정의의 사람들'은 대공을 암살하기 위해 모인 러시아 혁명 단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 속에서 폭탄으로 혁명을 완수하려던 단원들의 목표는 실패에 부딪힌다. 그리고 이들은 다시 2차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살인과 폭력 앞에서 벌어지는 논쟁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번에 극단 '경험과 상상'은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을 선보인다. 원작의 의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극단의 철학과 생각을 흥미롭게 풀어내어 온 '경험과 상상'은 '정의의 사람들'을 색다르게 재해석했다. 바로 '정의의 여인들'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극단은 극중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모두 여성으로 바꿨다. 기존에 고착화된 성역할은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결과로 '정의의 여인들'은 차별과 억압의 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용감하게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재창작됐다.

류성 연출은 "정의의 사람들은 연극인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면서 "그런데 읽는 내내 시대착오적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대부분 누군가를 돕는 역할이거나 모성애만 드러나는 캐릭터들이다. 너무 평면적이다"라며 "요즘이 그런 시대인가요? 그래서 꼭 여자 배우들에게 주연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의의 여인들'에서 흥미로운 점은 시대적 배경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무대엔 마차도 등장하지만 동시대 물건도 함께 나온다. 이러한 설정 역시 원작의 세계와 동시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로 역할한다. 관객이 작품의 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의의 여인들'은 2020년 극단 경험과 상상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또한, 제3회 여주인공 페스티벌 참가작이기도 하다.

연출은 '리어누아르', '진숙아 사랑한다', '어떤사랑', '투명인간', '체홉단편선' 등을 연출한 극단 경험과 상상 류성 대표가 맡았다. 무대엔 조옥형, 김효진, 강한별, 김한봉희, 신현경, 한덕균 배우 등이 출연한다.

지난 29일 막을 올린 '정의의여인들'은 오는 7월 3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에서 볼 수 있다. 

연극 '정의의 여인들' ⓒ극단 경험과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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