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정상외교 지인 동행 논란, 윤 대통령 직접 해명해야

나토 정상회의를 참석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 스페인 방문에 오랜 지인인 민간인이 동행한 것은 국민 상식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국정 기강과 관련된 중요사안인 만큼 시간을 끌며 덮으려 하지 말고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가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에 동행한 것이 드러났다. 이어 신씨가 대형 한방병원 이사장의 딸이자 병원 자회사인 건강식품업체에서 최근까지 대표를 맡은 것도 밝혀졌다. 이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검사 후배다. 신씨의 부친과 윤 대통령이 가까운 사이이며, 윤 대통령의 중매로 이 비서관과 신씨가 결혼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신씨는 김건희 여사와도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다. 즉 윤 대통령의 후배검사 부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정상외교에 기획인력이라며 동행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신씨가 오랜 해외체류 경험과 국제행사 기획역량을 바탕으로 순방 기간 각종 행사기획 등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현지 대사관 등 유관부처에 다수의 국제회의와 정상외교를 치른 인재들이 숱한데 왜 검증도 되지 않은 민간인이 기획을 하나. 특히 신씨는 스페인이나 외교 관련 전문가도 아니다. 따라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관련 공무원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다. 더욱이 보안이 요구되는 대통령 관련 일정과 행사를 무분별하게 민간인에게 공개할 경우 사전사후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높아진다.

과연 대통령 부부의 오랜 지인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겠는가. 이는 국민혈세가 사적 친분에 낭비된 사건이다. 또한 국정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인 대통령 외교행사에 공사 구분을 못한 국기문란 사건이기도 하다. 권력실세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낮은 자세가 필수적인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대통령 부부의 ‘절친’이나 ‘직통라인’으로 부각되는 아찔한 상황도 충분히 예상된다. 박근혜 탄핵을 불렀던 최순실 사태가 사적 친분에 휘둘려 국정에서 공사 구분이 무너지면서 시작됐음을 국민들은 잘 안다.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는 난데없이 신씨를 대단한 실력자로 묘사하거나 BTS를 소환하는 등 좌충우돌하며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다. 이해는 한다.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 이유 없이 정상외교에 개입하고 동행한 내막은 대통령 자신 말고는 설명할 사람이 없다. 이미 대선과 취임 직후에 대통령 또는 배우자 관련 사고에서 참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이 누차 확인됐다. 그러니 이번 사안은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에게 자초지종을 소명하고 적절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초 더욱 깊은 국정난맥을 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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