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온 노동자 5천여명, 철장 속 유최안 구하기 위해 거제로 모였다

양경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은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 유최안 “절대 포기 않겠다”

8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남문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제공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5천여명의 노동자들이 8일 거제로 향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삭감된 임금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0.3평 철장 감옥에 자신을 가둔 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동자, 유최안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 부지회장을 구출하기 위해서다.

좁디좁은 그곳에서 유 부지회장을 꺼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원청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결단뿐이다. 이날 거제로 모인 이들은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하라"는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은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
유최안 동지 구출해내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8일 열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전국민주노동조합초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남문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전국에서 출발한 45인승 버스가 속속 모여들었다. 대회 장소 양쪽에는 서울, 경기, 세종·충남, 부산, 울산 등 각 지역명이 적힌 깃발이 휘날렸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은 민주노총 투쟁의 최전선"이라고 선언했다.

지난주 먼저 이곳을 찾았던 양 위원장은 당시 유 부지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일부 전하며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투쟁을 승리로 끝내자고 호소했다.

양 위원장은 "저는 그 자리에서 유최안 동지에게 '몸은 상하지 않아야 한다, 건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한 가지만 약속하시라고 말했다"며 "유최안 동지는 '저도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답했다. 이렇게 살 순 없기 때문에 스스로 몸을 가둔 유최안 동지를 구출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장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투쟁이 승리로 갈 수 있도록 민주노총의 모든 힘을 함께 모아내자"며 "윤석열 정부가, 자본과 재벌이 아무리 노동자들을 탄압해도 우리는 단결하고 연대해서 돌파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전화 연결로 승리 다짐한 유최안
"절대 무너지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

0.3평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두는 끝장 투쟁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의 모습. ⓒ금속노조 제공

현재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는 7명의 하청노동자들이 끝장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지회 조합원 200여명이 시작한 파업 투쟁을 사측이 폭력적으로 와해시키려고 하자, 이들을 지키기 위해 1도크(건조 공간)에서 건조 중인 원유 운반선에서 극한의 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용접공인 유 부지회장은 배 안의 철제 구조물에 철판을 용접해 스스로 감옥을 만들어 가뒀고, 나머지 6명의 하청노동자들은 배 바닥에서 20m 높이의 난간(스트링거)에서 고공 농성 중이다. 지난달 22일 시작한 끝장 농성은 이날로 17일 차에 접어들었다. 유 부지회장을 진료한 의료진은 2주가 넘어가면 회복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 부지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끝장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들은 전화 연결로 발언에 나섰다. 이들은 먼 거제로 집결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유 부지회장은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무너지면 전국의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희망이 함께 무너진다. 절대 무너지지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공농성 중인 이학수 조합원도 "평생 이렇게 살지도 모른다는 게 가장 무섭고 두려웠다. 그래서 결심하고 이 자리에 올라왔다"며 "제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는 걸 동지들이 반드시 증명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선택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저도 확실히 증명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두 사람의 발언이 끝난 뒤 대회 참석자들은 "유최안 힘내라", "동지들 힘내라", "민주노총이 끝까지 함께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한편, 본대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농성장과 가까운 조선소 서문까지 행진했다. 마무리 집회에서는 투쟁 기금 전달식이 이어졌는데, 전국 각 노조에서 투쟁 기금을 전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마무리 집회 무대에 선 김형수 지회장은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처지를 알고 이 먼 곳 거제까지 내려와줘 너무 반갑다. 거제에서 동지들을 만나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며 "다 함께 자랑스러운 민주노총의 깃발을 휘날리면서 앞으로 걸어가자"고 외쳤다.

대회 참석자들은 서문 안쪽 농성장까지 연대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큰 함성을 지르며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선조선하청지회장이 투쟁 기금을 전달받은 뒤 포옹하고 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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