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구사대’ 동원해 파업하는 하청노동자 향해 폭력”

자전거를 들어 하청노동자를 폭행하려고 하고, 얼린 생수병을 하청노동자에게 던지는 이른바 ‘구사대’의 모습. 실제 ‘구사대’가 던진 생수병에 머리를 맞은 여성 노동자가 119구급대에 실려가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선산업 불황을 이유로 삭감했던 임금을 정상화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해달라며 한달 넘게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에게 사측이 이른바 ‘구사대’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조선하청노동자살리기거제대책위원회는 11일 경남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은 사조직을 동원한 파업 파괴 폭력 중단하고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우조선 측은 현장 관리자들을 ‘구사대’(회사 측이 만든 노동운동 파괴 조직)로 동원해서 하청노동자들에게 폭력 행위를 일삼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대우조선 남문 앞에서 민주노총 주도로 열린 ‘조선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에 벌어진 폭력 사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공권력 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자 사조직을 동원한 폭력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며 “대우조선 박두선 대표이사는 6일 ‘CEO 담화문’ 발표와 7일 연이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폭력을 부추겼으며, 바로 다음 날인 8일 발생한 ‘현책연’, ‘민노협’ 등 사조직이 주도한 폭력 행위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현책연’은 대우조선 정규직 직장, 반장으로 구성된 ‘현장 직반장 책임자 연합회’의 줄임말이며, ‘민노협’은 대우조선 정규직 현장조직 5개 중 하나를 일컫는다.

이른바 ‘구사대’가 쏜 소화기 분말로 뿌연 선각삼거리 하청노동자 농성장. 심지어 농성장을 부수고 물건을 트럭에 실어 가져가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조에 따르면 ‘현책연’과 ‘민노협’ 등 정규직 사조직은 8일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리는 동안 인근에서 별도의 궐기대회를 열었다. 궐기대회가 끝난 이후 참석자 대다수는 하청노동자 농성장이 있는 쪽인 1도크(건조 공간) 게이트 앞으로 몰려왔다. 이들은 진입을 막는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을 뿐만 아니라 게이트 근처에 있던 하청노동자 농성장을 들이닥쳐 부수고 물품을 트럭에 실어 가기도 했다.

노조는 “하청노동자들에게 욕을 하며 생수병을 정조준해 던지기도 했다”며 “결국 그것을 머리에 맞은 여성노동자가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또 “선각삼거리에 있는 농성천막과 음향장비와 집기 등을 모두 부쉈다”며 “천막에 혼자 있던 노동자에게 다짜고자 소회기를 쏘았고, 천막 안에 있던 물건들을 쓰레기라며 쓰레기통에 버리고, 트럭에 싣고 어디론가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들의 폭력 행위 배후에는 회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노조는 “우리는 사조직을 동원한 이 같은 폭력이 대우조선에 의해 묵인되고 부추겨진 것이라 판단한다”며 “궐기대회에 참석한 정규직들은 조퇴를 했지만 대우조선은 이들을 모두 유급 처리했다. 또한 궐기대회 참석을 위해 오션플라자 앞에는 평소와 달리 42인승 버스가 배차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이 이 같은 폭력을 묵인하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면 박두선 대표이사는 마찬가지로 기자회견을 열어 폭력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발생한 폭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노조는 “사조직을 동원한 폭력은 어떠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위험하고 우려스러운 반면, 불상사가 발생하더라도 대우조선은 책임 회피에 용이하다”며 “하청노동자에 대한 온갖 욕설과 혐오가 난무하는 익명 단톡방에는 끝장농성을 하는 7명 노동자에게 커다란 위해를 가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를 그냥 익명 단톡방 안에서만의 일이라고 치부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대우조선은 사조직을 동원해서 폭력으로 하청노동자 파업투쟁을 파괴하려는 행위를 중단하고,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은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답하고 결단하라”며 “그것만이 하청노동자 파업 문제를, 조선업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고 촉구했다. 

8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남문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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