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지갑에 잘못 들어온 비트코인, 그냥 써도 ‘횡령 무죄’ 판결의 논리

비트코인 ⓒ픽사베이

가상지갑에 들어온 출처 불명의 암호화폐를 사용해도 배임이나 횡령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14일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문보경 부장판사)는 자신의 가상화폐 전자지갑에 들어온 비트코인을 다른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는 A(27)씨에게 선고한 징역 6월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8월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의 가상화폐 지갑에 들어온 당시 8천7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다른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했다. 1심 재판부는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보관했어야 했다고 보고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배임죄가 규정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배임죄는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 범죄가 성립한다.

이번 가상자산 착오 이체 사건에선 A씨와 원래 비트코인 주인 사이에 임무 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한 것이다.

현재 가상자산은 법적으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고,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에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가 가상자산을 사용·처분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 하는 명문 규정이 없는 것도 이유가 됐다.

재판부는 비트코인을 횡령죄가 규정하는 ‘재물’로 볼 수 없다며 검찰이 함께 기고한 횡령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가 없고 사무적으로 관리되는 디지털 전자정보에 불과해 현행 형법에 규정한 재물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이를 임의로 소비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해도 피고인에게 횡령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