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노동조합 연결 차단’ 대통령실 내부 문건 파장

민주노총 “‘불통과 편 가르기’가 국정 운영의 기본인가...작성자 실체 공개하라”

MBC 보도 캡쳐 ⓒMBC 보도 캡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및 시위 입체분석’이라는 대통령실 내부 문건에 대해 “‘소통과 통합’ 보다는 ‘불통과 편 가르기’가 국정 운영의 기본인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30일 논평을 내고 “노동조합에 대한 편협하고 악의적인 인식과 함께 시민사회진영의 역할과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과 그간의 역사까지 부정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전날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및 시위 입체분석'이라는 제목의 대통령실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슈리포트’라고 적혀 있는 이 문건은 지난 6월 30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산하 시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한 것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문건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실 앞에서 벌어진 시위를 ‘시민단체 주도 시위’, ‘노동조합 주도 시위’ 두 종류로 나눠 분석하고 있다.

문건은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을 ‘권력비판 시민단체’로 규정한 뒤, 이들 시민단체가 정무적 판단에 능하고 이슈 메이킹과 여론화 작업 전문이라고 묘사했다. 또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을 ‘권리요구 노동조합’으로 묶고, ‘최대 10만명 예상 효과적인 설계 및 군사훈련 진행 중’이라고 적었다.

문건은 이런 ‘권력비판 시민단체’와 ‘동원부대 노동조합’이 결합하면 광우병, 탄핵촛불 등 대규모 동원과 기습시위가 가능하다며, 연결을 차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취임 이후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이 결합한 시위 내역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런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해 임헌조 시민소통비서관은 MBC에 “시민사회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전달받아 정리했지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파기했고, 윗선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견을 전달한 ‘시민사회의 다양한 분들’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MBC는 전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광장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반노동 정책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하며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2022.07.02 ⓒ민중의소리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시민소통비서관의 해명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노총은 또한 “이 문건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전달, 건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답변같이 이 문건이 보고가 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인식과 기조가 비판과 반대입장을 지닌 진영에 대한 정부대응의 기조가 되고, 이것이 실제로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에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진영이 함께 원청과 산업은행, 나아가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상황에 대해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것에서도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국정운영의 기조는 최근 드러난 ‘극우(성향)인사 대통령실 채용’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합리적 의심도 가능하게 한다”며 “대통령의 주변과 대통령실에는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이들은 존재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고서야 나라를 가르고 시민을 편 가르고 나누는 이런 문건이 어떻게 작성되고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문건 작성에 의견을 전달한 시민사회의 다양한 분들은 또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존재마저 드러낼 수 없는 이들이 국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얘긴데 이게 ‘비선실세’가 아니고 또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문건 작성에 기여한 비선실세의 실체를 공개하고 진상을 밝혀라”라며 “노동자, 시민을 분열시키고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임무를 망각하고 변명에만 급급한 시민소통비서관과 시민사회수석은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나아가 민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그렇게 강조하는 진정한 ‘소통’에 나서라”라며 “시민사회진영과 민주노총의 연계를 차단하고 일부를 포섭해 정부 정책을 선전하고 추진하는 꼼수 공론화 말고 제대로 된 공론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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