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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끊이지 않는 현장실습 사고, 국회서 잠자는 법안들

7월 임시국회가 2일 막을 내렸다. 국회가 개점휴업하고 있는 동안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잠들어 있던 법안이 무려 700여건, 전반기 국회에서 계류된 법안까지 합하면 1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52일 만에 열린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고작 4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여수 요트 선착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참변을 당한 홍정운 군 사건을 계기로 발의된 법안들(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안) 역시 상임위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간 원 구성 갈등으로 국회가 문 닫은 사이 또 한 명의 현장실습생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홍정운 군이 사망한지 고작 8개월 만이다. 숨진 학생은 경기도의 한 화훼농가에서 실습 중이었는데, 흙과 비료를 섞는 기계에 30kg 분량의 흙을 붓던 중 중심을 잃고 기계 안쪽으로 떨어져 변을 당했다. 학교 측은 “현장 교수님들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의사항 등을 교육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실습 현장엔 학교 관계자가 동행하지도 않았고, ‘현장 교수’는 다름 아닌 실습장의 사업주였다. 학교도, 실습장의 사업주도 실습생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았던 것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모든 현장실습생은 산재보험 당연가입자로, 실습기관의 산재보험 가입은 의무이다. 그러나 숨진 학생은 이조차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현장실습 중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망사고는 아니더라도 위험한 업무에 노출되거나 제대로 된 교육 없이, 또는 제대로 된 안전조치 없이 실습을 하다 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고 그때마다 부랴부랴 법과 제도를 고치고 만들었지만, 지금의 법과 제도는 현장에서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현장실습과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금지 작업 등을 강요한 업주에게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안 등 6건의 유사법안들이다. 국회가 지체 없이 이 개정안을 처리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리고 더 이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직업교육훈련촉진법 등 여러 법들에 산만하게 흩어진 현장실습 관련 규정들을 단일한 법체계로 정돈할 필요가 있다. 현장실습 및 현장실습생을 노동법의 보호대상으로 인정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특성화고나 대학의 현장실습, 5인 미만 사업장의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 노동에 대한 보호법을 독일과 같이 독립법으로 제정할 수도 있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할 일을 미루는 사이, 실습현장은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곳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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