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부채 폭탄...9월 위기설, 정말 지나갔나

130조 규모 금융 지원 종료, 정부는 "문제 없다"지만…금리 인상에 소비 축소 악재만 줄줄이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실시한 금융지원책이 오는 9월 종료된다. 자영업 부채 부실 위험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3일 정부와 금융권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지원을 받는 소상공인 대출은 133조원 규모다.(2022년 1월 말 기준) 방역 조치로 매출이 급락하면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회적 보상 성격이다.

만기가 연장된 대출은 116조원, 원금 상환이 유예된 대출은 11조7천억원, 이자 상환을 유예 받는 대출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지원 조치는 오는 9월 종료되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고, 이자와 원금 상환이 재개된다. 130조원에 달하는 금융지원 대출 중, 얼마나 많은 대출이 부실화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뉴시스

저소득 자영업자 고금리 대출 급증


금융 지원을 받는 대출 130조원이 모두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얼마나 많은 대출이 위험에 노출됐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은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의 취약 대출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다. A은행 담보대출과 B저축은행 신용대출, C카드 카드론 등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다중채무자) 위험성이 크다고 본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부실이 여러 금융권으로 전이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취약 대출(다중채무)은 최근 급증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2019년 말) 101조원 규모였던 취약 대출은 지난 6월 말 현재 195조원으로 2배 가까이(93.0%) 급증했다.

질적 악화가 더 큰 문제다. 소득이 낮은 자영업 취약 대출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이전, 연 소득 4천만원 미만 저소득 취약 대출자는 4만4천여명이었다. 2년 6개월 만에 저소득 취약 대출자는 3.6배 폭증했다. 4만 4천여명이 16만2천여명으로 늘었다.

고금리 대출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월, 36조5천억원이었던 자영업자 고금리 대출 규모는 1년 뒤 7조1천억원(약 20%) 급등한 43조6천억원으로 파악됐다.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이 고금리 중심으로 늘다 보니, 적자 가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하 출처, 한국은행_2022.03_금융안정상황) 필수지출과 대출원리금을 상환하려면 소득이 모자라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자영업 적자 가구가 78만 가구로 추정됐다. 전체 자영업 가구의 16.7%에 달한다. 적자 가구가 보유한 대출 규모는 177조원에 달한다. 2년 전, 135조원에서 42조원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행은 적자 가구 중 1년 안에 추가 대출 여력이 바닥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유동성 위험 가구’로 추정했다. 한은이 추정한 유동성 위험 가구는 모두 27만가구, 이들이 보유한 부채 규모는 72조원에 달했다.

정리하면, 은행을 비롯해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받은 자영업자 취약 대출(다중채무) 규모가 195조원에 달하고, 취약 대출은 연 소득 4천만원 이하 저소득 자영업자에서 집중적으로 늘었다. 늘어난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상당 부분은 고금리 대출일 가능성이 있다. 생활비와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는 돈이 모자라, 1년 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자영업 가구는 27만가구, 부채 규모는 72조원이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거리에 위치한 한 식당에 영업 종료를 안내하는 문구가 붙어있는 모습. ⓒ뉴스1

지원 종료 선언한 윤석열 정부, 대책 살펴보니…
연이은 악재, 자영업 부채발 리스크 확산


윤석열 정부는 자영업 금융지원 종료를 예고하며 대책을 내놨다.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기존 만기연장, 원금·이자 상환유예 혜택은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검토해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른바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다. 정부는 정책이 중단되더라도 대출 90% 이상이 연장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은 최초 대출을 내줄 때 검토한 신용등급과 소득에 큰 변동이 있지 않은 한, 대출 연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유예 대상이 됐던 130조원의 90%가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로 연장될 경우, 급격한 대출 회수는 막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다.

부실 대출이 발생하면 채무조정에 들어간다. 대출받은 자영업자가 도산이나 폐업 등으로 상환 능력이 현격히 떨어지면, 해당 대출 채권을 금융사로부터 매입해 금융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실 채권 전담 관리 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_캠코)에 3조6천억원 규모로 출자하면 캠코는 이를 바탕으로 부실채권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정부 출자금은 SPC 설립 자본금에 들어가고, 캠코가 공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 그 돈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구조다.

정부는 향후 2년간 30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입한 부실채권, 즉 자영업자 부실 대출은 일시 상환을 최장 20년까지 분할해 상환을 유도한다. 대출자 처지에 따라 이자나 원금을 60~90%까지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상환 여력이 있는 자영업 차주들의 부담 경감 프로그램에 진행한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대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10월부터 진행되는 대환 프로그램은 8조5천억원 규모로 지원된다. 신규 저리 대출이 지원된다. 유동성을 공급해 자영업자 경쟁력 회복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금융지원 혜택을 중단하며 내놓은 조치는 향후 2년간 약 80조원 규모다. 80조원이 자영업자 발 부채 리스크를 완화하기 충분한 수준인지 확실치 않다.

악재만 이어진다. 금리 인상이 가장 큰 부담이다. 정부가 80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수립할 당시 예상 보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그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폭이 크게 느껴진다.

미국 시장에선 올해 연말 예상 기준금리가 최소 3.00%에서 최대 3.50%까지 치솟았다. 한국 기준금리 역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면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비용은 급등할 전망이다.

지난해 1월, 6대 은행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7%였으나, 7월 말 기준 평균 금리는 4.1%로 0.4%P 올랐다.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25%로 올라갈 경우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를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용등급이 7~10으로 낮은 자영업자 경우 이미 금리 상단은 11%를 넘어선 상황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축소는 자영업자들의 영업 환경 악화로 직결된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상승할 때 민간소비는 1차 연도에 0.04~0.15%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비용은 늘고, 소득은 계속 줄어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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