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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실화한 대만 해협 위기, 우리 전략은 뭔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동아시아의 긴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2일 밤 대만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민주주의'를 강조했고, 반도체 동맹·천안문 사태·위구르·홍콩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하나의 중국'원칙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는 립 서비스에 가까웠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중국은 바다와 하늘에서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6개의 구역을 설정하고 실탄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대만 동부에서는 재래식 미사일 시험사격을,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을 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 바다의 '중간선'을 넘어서는 포사격도 이뤄질 예정이다. 대만 봉쇄 혹은 대만통일 작전 리허설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금의 미중 갈등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내세워온 대만 문제를 직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갈등이나 인권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가져올 위험을 인정했지만 그의 방문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 민주당으로서는 펠로시 의장의 행보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임기 연장을 확정할 당대회를 앞둔 시진핑 주석 역시 강대강의 대치를 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중국과 대만, 미국과 중국 사이의 우발적 충돌이라도 벌어진다면 사태는 급속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중 간의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면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충격이 세계정치경제 전반에 가해진다. 이 경우 주한미군의 차출이나 동원 문제도 불거질 것이 뻔하다. 일각에서 '21세기 쿠바 미사일 위기'를 거론하고 있는 것도 심상치않다.

대만 해협의 위기는 우리에게 커다란 도전이다. 주한미군을 고리로 우리가 직접 분쟁에 휘말릴 수 있고, 최소한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폭풍을 감당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가치동맹,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과 밀착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이런 수준의 위기에서 일방적인 동맹외교가 과연 국익에 부합할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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