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오염부지 공원으로 시범개방, 위법” 지적에, 환경부 “아직 공원 아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 “오염 정도, 대책기준 넘어...대책지역으로 지정해야”

전용기 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는 환경부 장관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윤석열 정부에서 공원으로 시범 개방한 용산 미군기지 반환 구역 오염 정도가 한국환경공단 조사결과 ‘우려기준’을 넘어 더 규제강도가 높은 ‘대책기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대책기준을 넘은 경우 환경부 장관이 해당 구역을 ‘토양보존대책지역’(이하,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여 대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음으로 “위법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해당 구역이 ‘공원’이란 이름으로 홍보됐으나 아직 공원으로 조성되지는 않았기에 위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민에게는 ‘공원’이라고 반복해서 여러 차례 홍보했는데, 사실 ‘공원’은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또 이들은 한미 협의상 해당 구역을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여 정화작업을 하려면 미군기지를 전부 반환받아야 가능하고, 해당 구역이 오염된 것은 맞으나 위해성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하지 않아서 개방했다고 해명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 생기면 책임질 수 있느냐”라고 묻자, 한 장관은 “진짜 위험했으면 개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등 업무보고에서는 이 같은 공방이 오갔다.

정부 “용산공원” 홍보한 미군기지 반환구역
‘대책기준’ 넘었다는 환경공단 보고에도
왜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나?
“아직 공원이 아니라서”


석유계총탄화수소 토양오염우려기준 초과 현황도(A4b, A4f) ⓒ전용기 의원 PPT 자료
이 기준에 따르면, 공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책기준 1지역 기준은 오염기준 3지역 기준과 동일하다. ⓒ전용기 의원 PPT 자료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용산 기지(사우스포스트 A4b & A4f 구역) 환경조사 및 위해성평가 보고서’를 보면, 윤석열 정부가 공원으로 시범 개방한 미군기지 반환 구역 중 곳곳이 석유계총탄화수소(TPH) 토양오염우려기준을 넘어섰다. 쉽게 말해 토양이 기름에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구역은 ‘3지역 우려기준’을 넘어설 만큼 오염도가 심각했는데,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7에 따르면 ‘3지역 우려기준’은 ‘1지역 대책기준’과 동일하다. ‘1지역 대책기준’은 공원과 학교용지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토양환경보전법이다. 해당 법은 “환경부 장관은 대책기준을 넘는 지역에 대해서는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이 지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장이 오염 토양 개선사업 등 대책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부 장관은 해당 구역을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에, 전 의원은 “대책기준을 넘는 지역은 대책지역으로 지정해야 하는데, 장관은 (해당 구역을 대책지역으로) 지정했나?”라며 “위법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 의원은 환경공단 보고서에 명시된 오염 정도를 짚으며 “토양하고 지하수가 다 오염됐다고 나와 있지 않냐”라고 꼬집었다. 해당 보고서에는 관측정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 항목이 지하수정화 기준을 초과했고, 이 외에도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벤젠과 페놀류 등도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을 초과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 장관과 유제철 환경부 차관, 담당 국장 등은 모두 개방된 부지가 오염됐음을 인정하면서도 위법한 행위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4. ⓒ뉴스1

한 장관은 “공원 조성이 안 됐기에 공원이라고 얘기하긴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유 차관도 “거긴 공원이 아니다”라며 대책지역 지정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한 한화진 장관의 주장을 거들었다. 하지만 전 의원이 “그러면 왜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용산공원으로 초대합니다’라고, 공원이라고 홍보하나”라며 “국민을 기만 것이냐”라고 묻자, 유 차관은 웃기만 할 뿐 답하지 않았다.

용산공원법상 시범 개방된 구역은 ‘공원 예정지역’이기에 아직 법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염된 게 분명한 구역을 개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에 대해서도 한 장관은 “위험하면 개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환경부 담당 국장도 “오염이 우려기준을 초과하면 구청장이 정화 명령을 해서 정화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그런데 아직 반환된 게 30%만 됐고 나머지 70%는 미군이 아직 거주 중이다. 정규시설 등이 지하에 깔려 있다. 반환된 지역이지만 (한미 협의상) 굴착을 못하도록 돼 있다. 당장 정화작업을 못 하니까, 완전 반환 후 정화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한미 협의상 부지를 전부 반환받은 후에야 정화작업을 할 수 있고, 시범 개방을 했지만 아직 공원으로 조성한 게 아니므로 대책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같이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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