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장, 노동운동하다 경찰에 자백 후 돌연 특채됐다”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 ⓒ경찰청 제공

논란 끝에 출범한 행정안전부 경찰국의 초대 수장을 맡은 김순호 국장이 과거 노동운동을 하다가 자신의 활동을 자백해 특채로 경찰에 입직했다는 보도가 5일 나왔다. 김 국장의 구체적인 특채 배경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YTN은 이날 김 국장이 과거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가입해 김봉진이라는 가명을 쓰며, 부천 지역 조직 책임자를 맡았다고 보도했다. 인노회는 인천과 부천 지역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민주노조 건설 등을 요구하며 만든 노동자 단체다.

이 보도에 따르면, 1989년 노동자 단체였던 인노회가 이적단체로 낙인찍히고 부천 지역에서는 일반 회원들까지 구속되는 등 대대적인 탄압을 받았다. 이른바 인노회 사건이다.

수상한 점은 이 무렵 김 국장이 돌연 잠적했고, 바로 그해 대공 특채로 경찰이 됐다는 것이다. 인노회 사건이 터진 배경에 김 국장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 국장의 첫 부임지는 인노회 사건을 수사했던 치안본부 대공수사 3과였다고 YTN은 전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인노회를 결성했던 최동 씨는 목숨을 잃기도 했다. 치안본부 대공분실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했던 최 씨는 출소 후에도 극심한 정신 분열과 실어증에 시달렸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졌다.

다만, 김 국장은 YTN을 통해 경찰에 자신의 활동을 자백한 건 사실이나, 이 과정에서 인노회 동료들이 구속되거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국장은 인노회 사건이 터진 1989년 북한 주체 사상에 물들어가는 운동권 흐름에 회의를 느껴 고향으로 내려갔고, 이후 고시 공부를 하다가 내적 갈등이 심해져 직접 그동안의 활동을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경찰 책임자가 '주사파에 물들까 걱정된다'는 김 국장의 얘기를 들은 뒤 '대공 특채'를 제안하면서 경찰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게 김 국장의 입장이라고 YTN은 보도했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