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고칠 곳 없다던 대통령 관저…공사 예산, 최고급 호텔 수준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사용하게 될 대통령 관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8월 초중순께 한남동 새 관저로 이사할 것으로 보인다. 2022.07.29 ⓒ민중의소리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머물 대통령 관저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예산은 최고급 호텔 내부 인테리어 공사비 만큼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넉달 전, ‘고칠곳이 별로 없어 돈이 덜 들고, 빠른 입주가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외교부 공관 리모델링 예산 집행액이 12억 원에 달했다”고 비판했던 윤석열 정부는, 과거 5년 예산(12억원)보다 많은 세금(15억원)을 한꺼번에 들여 대대적인 관저 리모델링을 진행중이다.

9일 대통령실 설명과 조달청 계약 내역,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한남동 새 관저 실내 인테리어 공사 계약 금액은 모두 15억3천만원 규모로 확인됐다.

조달청 입찰 정보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관저 공사는 총 4건이다. 시공·설계·감리·기타 공사 등 4건 공고에는 ‘00주택 인테리어’라는 제목이 붙었다. 시공 금액은 14억3천만원, 설계와 감리 8,500만원, 냉·난방기 등 기타 공사 900만원으로 현재까지 총금액이 15억3,160만원으로 파악된다.

‘멀쩡한 공관’ 뜯어내고…실내 인테리어 비용만 15억


지난 4월, 윤석열 당시 당선인은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하겠다고 밝혔다가, 불과 며칠 만에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후보지를 변경했다.

변경 이유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지만, 당시 인수위 산하 청와대이전 태스크포스(TF) 공식 설명은 “총장 공관이 40여년간 사용되지 않아 공사 소요가 많고, 때문에 입주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외교부 장관 공관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리모델링이 이뤄져 육참 공관에 비해 필요 예산이 적고 공사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TF는 문재인 정부 강경화,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이 5년간 사용한 공관 리모델링 예산을 함께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강 전 장관은 공관 관리에 9억5,100만원을, 정 전 장관 시절엔 약 3억2천만원을 집행해 총 12억 8천여 만원을 집행했다. 당시 배현진 인수위 대변인과 TF 관계자는 “두 전 장관이 쓴 외교부 장관 공관 리모델링 예산이 12억원에 달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단 한푼의 세금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관 인테리어를 상당부분 그대로 사용해 예산을 아끼겠다는 취지로해석됐다. 

TF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 장관 공관은 꾸준히 새단장을 해왔다. 로비와 라운지가 개선(9,425만원)됐다. 내실 및 거실 인테리어를 3,548만원 들여 고쳤고 거실·식당·현관 마루가 교체(1,323만원)됐다. 야외 테라스 데크와(2,123만원) 전동커튼(1,054만원)은 물론 화장실 인테리어(2,178만원)와 변기(2,156만원)까지 새로 바꿨다. TF 측은 이를 바탕으로 추가 공사가 많지 않으리라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예상은 뒤집혔다. 대규모 공사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예산은 15억원을 넘었고, 입주 시점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당초 윤 대통령 부부 관저 입주는 6월 중으로 예상됐다. 배현진 대변인은 “5월 10일 취임 후, 한 달가량 서초동에서 출퇴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6월이 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입주가 7월 말로 예상된다”고 말을 바꿨다. 약속한 7월 말이 되자 자세한 설명 없이 “공사라는 게 원래 조금씩 늦어지지 않냐”라며 은근슬쩍 넘어갔다. 입주가 세차례 미뤄지면서 대통령은 여름휴가도 서초동 자택에서 보냈다. 최근엔 ‘8월 중순에 입주할 것 같다’는 소문만 무성하다.

결국, 외교 무대로 쓰였던 멀쩡한 공관 내부를 전면 수리하느라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고, 입주 시점도 계속 연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여사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사진을 추가 공개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 27일 스페인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제공) ⓒ제공 : 뉴시스, 대통령실

윤 대통령 부부 ‘최고급 호텔’ 관저 꾸미나


‘초호화 관저’ 논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관저 면적과 책정된 예산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큰 비용이 들었다.

실내 인테리어 공사비가 평당 최대 1천만원에 육박한다. 일반 아파트 리모델링 비용(평당 150~200만원)의 5배가 넘는다.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5성급 최고급 호텔 인테리어 평당 공사비가 1천만원 수준이다.

한남동 관저 연면적은 430여 평이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전체 건물 면적의 합이다. 공관은 크게 주거동과 업무동으로 나뉜다.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주거동은 전체 36.8%, 160평(528㎡) 규모다. 나머지 260여평은 업무동으로 대통령경호처 등이 사용한다.

확인된 예산 15억3천만원이 주거동과 업무동 전체(480평) 리모델링에 사용됐다면 평당 공사비는 352만원 수준이다. 지하(70평)와 옥탑(2.5평), 변전실(17.7평) 등 인테리어에서 제외되는 면적을 감안하면 공사비는 445만원으로 올라간다. 예산이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주거동 160평 인테리어에만 쓰였다면 공사비는 평당 957만원으로 1천만원에 육박한다. 

민중의소리는 예산 15억원이 ‘대통령 부부 주거동 예산인지’, ‘업무동 등 기타 시설 공사가 포함된 것인지’ 여러 차례 문의했으나 대통령실은 “보안상 이유로 확인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내놨다.

국내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5성급 최고급 호텔 객실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800~1,200만원 정도다. 최근 서울시내 최고급 호텔 인테리어를 시공했던 Y사 견적 담당 관계자는 “현장 규모, 상황에 따라 공사비 차이가 크다”면서도 “객실을 최고급 호텔로 리모델링 할 경우 평균 공사비는 1천만원 내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4성급 호텔 평당 공사비를 4~5백만원선으로 본다. 인건비야 비슷하다. 5성급에 비해  비해 절반인 이유는 고급 내장재 가격 차이 때문”라고 설명했다.

건물 신축보다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2022년 국토부 고시 기준, 표준공사비는 평당 703만원(국토부 고시, 2022년 기준)이다. 관저 인테리어 단가보다 300만원 저렴한 셈이다.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에 사비로 신축한 사저 총 공사비(14억9,600만원)보다 많은 예산이 들었다.

보안시설 공사 경험 없는 업체가 설계·시공


예산에 경호 시설이 포함됐다면 이 역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 업체가 중요 보안 시설 설계·시공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관저 시공은 과거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후원했던 A사가 맡았다. A사는 박람회·전시장 내부 인테리어, 백화점 쇼룸, 성형외과나 카페, 미용실 등을 주로 시공한 업체다. A사 실적에서 정부 청사나 공공기관 등 보안이 필요한 공사 실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고가 주택 리모델링 실적이 눈에 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단독주택(100평)과 용산구 한남동 빌라(50평)나 강남구 주상복합(52평) 등 고가 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꾸준히 시공했다.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 A사가 시공한 고가 주택 내부 모습들. ⓒ출처 : A사 홈페이지

관저 인테리어 설계·감리를 맡은 B사는 A사보다 더 영세한 업체로 보인다. 이렇다 할 실적을 찾기 어렵다.

실적 없는 영세한 업체가 대통령 공사를 맡다 보니,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설계·감리를 맡은 B사 대표는 C씨와 부부사이고, C씨는 코바나컨텐츠 전시회를 여러 차례 후원한 D사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시공을 맡은 A사는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후원한 것이 아니라 전시회 공사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민중의소리 확인 결과 A사 홈페이지 실적란에는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르코르뷔지에 전(2016)’과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2018)’ 시공에 참여한 사실이 없었다. 같은 시기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위대한 낙서전(2016)’이나 ‘셰퍼드 페어리 전시(2017)’ 등의 전시 시공 내역은 등록돼 있었다.

대통령실은 “시공 내역이 없는 것은 해당 업체가 확인할 문제”라고 했고, A사에는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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